美 테네시, 200여년만에 여성 사형 집행

  • 1995년 사형 저지른 여성 게일 파이크

미 테네시주 대법원 사진테네시주 대법원 홈페이지
미 테네시주 대법원. [사진=테네시주 대법원 홈페이지]

미국 테네시주가 30년 전 동년배 여성을 잔혹하게 살해한 49세 여성에게 사형을 집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사형이 집행되면 1819년 이후 207년 만에 여성이 사형에 처해지게 된다.

2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테네시주 대법원은 1995년 1월 자신의 남자친구를 빼앗으려 한다는 이유로 19세 콜린 슬레머를 숲으로 유인해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1급 살인)로 복역 중인 사형수 크리스타 게일 파이크(49)의 사형을 내년 9월 30일에 집행한다고 결정했다.

파이크는 18세였던 1995년 당시 19세였던 슬레머를 학교에서 살인했다. 이후 파이크는 슬레머의 시신을 심하게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신이 너무 훼손돼 한 관리인은 동물의 시체로 오인했다는 증언이 법원 기록에 나와 있다. 사건 당시 파이크는 자신이 사탄을 믿어 슬레머를 죽였다고 밝혔지만, 이후 자신과 슬레머 사이에 삼각관계가 있다고 믿어 살해한 것이 밝혀졌다. 파이크는 이듬해인 1996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 공범이었던 당시 남자친구는 17세로 사형을 받을 자격이 되지 않아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며, 올해 11월 가석방 예정이다. 역시 공범인 파이크의 여성 친구도 법정에서 파이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 사형을 피했다.

워싱턴DC 소재 사형정보센터 집계 결과, 미국에서 1976년 이후 사형이 집행된 여성은 18명이고, 남성은 1623명이라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또 현재 사형수 신분인 사람도 남성이 2100명에 못 미치는 반면 여성은 48명이다.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사형이 집행된 여성은 2023년 전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트랜스젠더 앰버 맥클로플린이 꼽힌다.

테네시주에서 마지막 사형 집행은 1988년 여자친구와 그녀의 두 딸을 살해한 남성 바이런 블랙이며, 여성 사형수로는 1807년, 1808년, 1819년 등 총 3회에 걸쳐 교수형된 흑인 여성 외에는 파이크가 유일하다. 이들 흑인 여성 중 한 명은 이름이 남아 있고, 다른 두 명은 노예로 기록됐다. 하지만 당시 많은 흑인 노예들이 부당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당하는 일이 많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번 사형 집행 결정에 대해 파이크 측 변호인단은 성명을 냈다. 성명에서 이들은 "파이크가 범죄 당시 어린 나이였고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면서 "그녀의 사형 선고가 감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파이크가 자신의 범죄에 깊이 뉘우치는 사려 깊은 여성으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고 현지 WATE-TV는 전했다.

지난 2022년 빌 리 테네시 주지사는 교정직 공무원들이 사형수에 대한 독극물 주사 규정을 어겼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사형 집행을 중지한 바 있다. 올해 초 새 독극물 규정이 도입되면서 사형 집행이 재개됐다. 하지만 1999년 이전에 범죄를 저지른 파이크는 전기의자와 독극물 중 선택이 가능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