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이후 호찌민 국제공항 사라진다고?

  • 롱탄 집중 육성, 떤선녓 국제선은 역사 속으로

호찌민시 떤선녓 국제공항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 떤선녓 국제공항 [사진=베트남 통신사]

호찌민시가 2030년 이후 국제공항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트남 민간항공청(CAAV)은 떤선녓 공항의 국제선 운영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롱탄 국제공항으로 전면 이전하는 계획을 건설부에 제출했다.

1일(현지시각) 베트남 매체 청년신문에 따르면, CAAV는 이번 로드맵을 두 단계로 나눠 제시했다고 밝혔다. 우선 2025년부터 2030년까지는 신규 국제선 허가와 기존 증편을 떤선녓 공항에서 하지 않고 롱탄 공항으로 집중시키는 방침이다. 이어 2026년 10월 25일부터는 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노선이 롱탄 공항으로 이전되며 2027년에는 동북아와 동남아 노선까지 모두 이동하게 된다. 2030년 말까지는 베트남 국적 항공사가 운항하는 1000km 이하 단거리 노선을 제외한 모든 국제선이 롱탄 공항에서만 운영된다는 계획이다.

롱탄 공항은 2026년 하반기 공식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베트남항공을 포함한 국적 항공사들이 유럽, 미주, 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노선을 우선적으로 이전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전세편과 부정기 노선도 롱탄 공항으로 집중된다.

◆ 롱탄 공항으로 이전도 좋지만... 선결 과제 남아

그러나 이 같은 이전 계획은 항공사와 승객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찌민 도심에서 롱탄 공항까지의 거리는 약 40km로 떤선녓 공항 대비 4배 이상 멀다. 최적의 교통 상황에서도 40~45분이 소요되며 러시아워에는 60~90분까지 늘어난다. 반면 떤선녓 공항은 도심에서 불과 8~10km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떤선녓 공항은 호찌민시 1군에서 출발하는 기준으로 볼 때 30~4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여기에 항공사 입장에서도 국제선과 국내선을 분리 운영해야 하는 비효율성이 발생한다. 현재 베트남 항공사들은 90% 이상을 단거리 기체로 운용하고 있다. 소형기는 떤선녓 공항에서, 대형기는 롱탄 공항에서 따로 운용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 항공은 롱탄 공항과 떤선녓 공항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운항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과의 항공 자유화 협정으로 무역과 관광이 활발한 상황에서 모든 국제선을 롱탄 공항으로 집중할 경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즈니스 승객 역시 도심 접근성이 중요한데 롱탄 공항으로의 이동 시간은 큰 걸림돌이 된다.

경제적 영향도 적지 않다. 호찌민시는 국제 금융허브와 관광 중심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이 도심으로 직접 진입하지 못하면 성장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관광객 소비 감소로 수억~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응우엔 반 디엔 박사는 "롱탄 공항으로의 이전은 단기적으로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동남부 전체의 성장 동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롱탄 공항의 활성화는 동나이와 빈즈엉 등 주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기점이 될 수 있고, 호찌민시는 금융, 관광, 정치의 중심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교통 인프라와 대중교통망이 완비되어야만 계획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CAAV와 정부는 롱탄 국제공항을 세계적 수준의 단일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와 경제 전문가들은 단거리 국제선을 떤선녓에 남겨두는 혼합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베트남항공은 장거리 노선과 외항사는 롱탄에서, 국내선과 동남아 단거리 노선은 떤선녓에서 운영하는 이원화 전략을 제시했다. 정부가 마련한 2030년까지의 단계적 이전 계획은 적응 기간을 제공하지만 교통 인프라가 제때 완비되지 않을 경우 승객 불편과 항공사 경쟁력 약화, 이탈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환승 수요가 방콕이나 싱가포르 등 경쟁 도시로 이동할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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