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 아랍 국가들이 21개 항목의 중재안을 중심으로 최종 조율에 들어간 가운데 협상이 성사될 경우 전후 가자지구의 정치·군사 질서가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전쟁 종식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다"며 "협상이 성사된다면 이스라엘과 중동 모두에 위대한 날이 될 것이고 중동에서 진정한 평화가 가능해지는 최초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면서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이날 뉴욕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미국과 이스라엘 간 남아 있는 입장 차를 조율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21개 항목의 중재안을 카타르 등 아랍·무슬림 국가들과 이스라엘에 제시했다. 중재안에는 영구적인 휴전과 함께 48시간 내 하마스가 납치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하마스가 배제된 새로운 가자지구 통치기구를 세우고 팔레스타인과 아랍국가 병력으로 구성된 보안부대를 설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마스 무장 해제 조항도 포함됐으나 이스라엘은 더 강하고 구속력 있는 문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 통치기구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안은 단순한 전쟁 휴전을 넘어, 인질 석방과 무장 해제, 통치 체제 개편, 국제적 재건 참여까지 포괄하는 포괄적 '빅딜' 성격의 계획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팀과 작업 중이지만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며 "세부 사항에 대해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도 총리 측근을 인용해 전쟁 종식 조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행정부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현재 협상이 중단된 상태라면서도 "모든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6만 6000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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