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미로운 치아백서] 계절이 바뀔 때 아이 치열이 달라진다

  • 코막힘·구호흡이 개방교합, 치아돌출 유발

  • 증상 초기, 혀·입술 훈련법으로 개선 효과 기대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사진= 유슬미 D.D.S]


‘콜록콜록’, ‘훌쩍훌쩍’ 환절기엔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살지요. 콧물 · 코막힘 · 기침 등에서 기인하는 구호흡은 아이의 혀 위치, 입술 밀폐, 저작 패턴을 바꾸고, 그 결과 위턱이 좁아지거나 앞니가 벌어지는 등 치열과 악궁 성장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왜 호흡이 치열에 영향을 줄까요. 혀는 원래 윗천장(구개)에 넓게 붙어 있으며, 이 미세한 압력이 위턱이 좌우로 확장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면 혀가 아래로 처지고, 위턱이 좁고 높은 궁(하이아치)로 변하기 쉽습니다. 입술 밀폐와 삼킴 패턴 변화도 영향을 줍니다. 입이 벌어져 있으면 앞니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고, 혀로 앞니를 밀어서 삼키는(전방 추진형 연하)모습이 나타나게 되어 개방교합이나 치아돌출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호흡 상태는 집에서도 간단히 점검할 수 있습니다. 휴식 시 입술이 다물어지지 않고 혀가 보이거나 아랫입술이 마른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수면 중 코골이가 있거나 입을 벌리고 자서 침자국이 남고, 아침에 입냄새나 구강 건조를 호소한다면 코로 숨 쉬기가 원활하지 않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호흡 테스트에서 코로만 1분간 편안히 숨 쉬기가 어렵거나 숨이 차서 어깨가 들썩인다면 역시 구호흡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초기이면서 일시적이라면 간단한 근육 훈련만으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1~2주 차에는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고, 3~4주 차에는 앉은 자세, 선 자세, 걷기 상황으로 확장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자기 전에 꾸준히 시행하면 효과가 높습니다.

먼저, 스팟(Spot) 자세는 혀끝을 윗앞니 뒤 구개 주름에 붙이고 혀 몸통을 천장에 평평하게 댄 채 입을 다문 상태에서 코로 3초 들이쉬고 3초 내쉬는 방법입니다. 이를 60초간 하루 세 차례 반복하면 도움이 됩니다. 입술 밀폐 훈련은 치아를 살짝 벌린 상태에서 입술만 다물고 코로 호흡하는 방법으로, 30초간 하루 세 차례 시행합니다. 터치 스월은 혀끝으로 윗니 바깥면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다시 좌측으로 천천히 훑으며 열 차례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혀의 측면 근육이 활성화되고 위턱의 공간을 넓게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코막힘이나 구호흡이 4주 이상 지속되고, 윗앞니가 점점 보이는 양이 늘거나, 위턱이 좁아서 점점 치열이 비뚤어지고 어금니가 안쪽으로 기운 느낌(교차교합 전조), 앞니가 닿지 않는 경향 등의 치열이나 얼굴 변화가 관찰되면 소아치과/이비인후과에서 비강 통로 · 편도/아데노이드 · 치열 · 악궁을 함께 평가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필요 시 알레르기 관리 + OMFT + 교정/확장 장치를 연계합니다.

환절기의 호흡기질환이나 나쁜 호흡습관이 턱과 얼굴까지 변화시킬 수 있음에 놀라셨나요. 해결의 출발점은 거창한 치료가 아닙니다. “코는 뚫고, 혀는 올리고, 입술은 다문다.” 오늘부터 2주만 꾸준히 해보세요. 우리 아이들의 표정 · 호흡 · 치열이 함께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유슬미 D.D.S.(Doctor of Dental Surgery)

서울대학교 치의학 전문대학원 석사
보건복지부 통합치의학 전문의
현 치과의사 겸 의료 전문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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