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중국 소비자물가가 0.4% 하락하며 반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중국의 과잉생산 단속으로 생산자물가는 낙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35개월째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4% 하락했다. 앞서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0.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2월부터 넉달째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갔던 CPI는 6월(0.1%), 7월(0%)를 기록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고꾸라진 졌다. 8월 낙폭은 -0.7%를 기록한 2월 이후 반년 만의 가장 컸다. 중국 CPI 상승률은 2023년 2월부터 2년 반 넘게 0% 안팎에서 머무르고 있다.
8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35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낙폭은 줄었다.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전달(-3.6%)보다는 하락폭이 다소 둔화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전기차·철강 등 산업에서 과잉공급과 저가 경쟁 단속을 강화하면서 제품 가격이 차츰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둥 대변인은 "PPI 낙폭이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며 "국내 시장경쟁 질서가 차츰 회복되면서 제품가격 낙폭이 축소된 데다가, 신성장동력의 안정적 성장이 제품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디플레이션을 둘러싼 우려가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부진한 내수는 중국 정부의 디플레이션 해결 노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석탄, 철강, 구리 등 일부 원자재 생산량 감산 조짐이 있긴 하지만, 이러한 회복세가 이어져 장기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 8월 들어 중국 경제 성장세가 다시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미중 관세전쟁 휴전에 따른 수출 밀어내기 물량이 줄어들면서 중국 경제성장을 뒷받침해 온 수출 동력이 떨어지고 내수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강세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당분간 추가 통화완화 정책은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통화정책 추가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 이달 초 예상했던 통화부양책 도입은 다소 늦어질 것이며, 그 강도도 다소 약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말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4분기에나 정책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지급준비율을 50b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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