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21개월 만에 뒷걸음질 할 전망이다. 연말에 가까워지며 은행이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 잠근 한편 강도 높은 정부 규제와 이자 부담으로 시장 수요까지 얼어붙은 결과다. 내년 1분기까지 이러한 ‘대출 한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11조4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611조2857억원)보다 2438억원 줄어든 수치다. 이대로 감소세가 지속한다면 지난해 3월(-4494억원) 이후 21개월 만에 전월 말 대비 주담대 규모가 뒷걸음질 치게 된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주담대 증가폭은 하향세를 그렸다. 10월 1조6613억원 늘었던 5대 은행 주담대 잔액은 11월 6396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에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 역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까지 단 3568억원 증가에 그쳤다. 지난달 1조5125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단순 계산하면 이달 일일 증가폭은 약 210억원으로, 12월엔 6500억원 수준 증가가 예상된다.
이처럼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줄고 있는 건 복합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특히 5대 은행이 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근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신규 취급을 중단했고, 연말까지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다른 은행도 앞서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자, 가계대출을 조이고 나섰다. 연말까지 목표치를 맞추지 못하면 내년 가계대출 목표치를 부여받을 때 페널티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올해 가계대출은 사실상 ‘셧다운(업무 중단)’에 들어간 이유다.
한편으론 대출 수요가 얼어붙은 점도 가계대출 감소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연달아 가계대출 규제 강화 대책을 발표하며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졌다. 또 지난달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자, 대출 금리가 오르며 이자 부담마저 커졌다.
실제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3.618%를 나타냈다. 5년물 금리가 3.6%를 넘어선 건 지난해 6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2.999%였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61.9bp(1bp=0.01%p) 올랐다.
내년 1월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이 새롭게 부여된다고 해도 당장에 이러한 대출 한파 분위기가 쉽게 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대출 총량이 확정되는 건 빨라야 2~3월일 것”이라며 “그전까진 대출을 활발히 재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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