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 공시대상기업의 성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평균 임금이 모두 줄었지만 여성의 감소폭이 남성보다 훨씬 컸던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반면 공공기관에서는 성별 임금 격차가 다소 줄었다.
여성가족부는 5일 이같은 내용의 공시대상화사·공공기관 근로자의 성별 임금 격차 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980개 공시대상회사의 남성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은 9780만원, 여성은 6773만원으로 그 격차가 30.7%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4.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여가부는 남녀 모두 평균임금이 전년보다 줄었으나 여성의 감소폭(-6.7%)이 남성(-0.8%)보다 훨씬 커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등 주요 업종에서 격차 확대가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성별 임금 격차는 1년 새 9.1%포인트 늘어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였고, 정보통신업은 4.3%포인트, 금융·보험업은 1%포인트 확대됐다.
지난해 산업별 성별 임금 격차는 도매·소매업이 44.1%로 가장 컸다. 이어 건설업(41.6%), 정보통신업(34.%)이 뒤를 이었다. 격차가 적은 산업은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5.8%), 숙박 및 음식업(17.7%) 등이다.
지난해 공시대상회사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 11.8년, 여성 9.4년으로 확인됐다. 2023년 대비 지난해 근속연수 격차는 2.1%포인트 줄었다.
공공기관의 성별 임금 격차는 감소했다. 334개 공공기관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성별 임금 격차가 20%로 집계돼 전년(22.7%)보다 2.7%포인트 줄었다.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267만원, 여성은 5816만원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근속연수 격차도 2023년(29%)보다 9.1%포인트 축소됐다.
신우리 한국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는 직무 내용·승진·휴직 등 임금 결정 요인뿐 아니라 산업·직종 분리와 같은 구조적 요인의 복합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앞으로 성별 임금 격차 분석 시 연령·직급·고용형태·경력단절 여부·직무 특성 등 다양한 변수를 포함해 격차 원인을 정밀히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용평등임금공시제’를 도입해 기업별 격차 원인을 투명하게 공시하고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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