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①] 제프 맥페트리지 "단순함 속에서 울림을 그리다"

세계적인 그래픽 아티스트 제프 맥페트리지는 늘 ‘단순함’ 속에서 강렬한 울림을 만들어왔다. 선과 색, 형태를 최소화하면서도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업은 한눈에 직관적이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층위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는 평생 그림과 함께 살아왔다고 말한다. 연필과 종이를 들고 방 안에 틀어박혀 보낸 수많은 시간이 지금의 독창적인 언어를 만들어냈다. 맥페트리지에게 그림은 방황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이끌어온 가장 확실한 길이었다.

 
제프 맥페트리지사진 Erica Fuchs
제프 맥페트리지[사진= ©Erica Fuchs]


어쩌다가 아티스트가 됐나.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와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었던 방법이 궁금하다
- 삶은 우리 모두에게 방황하는 길과도 같지만 저는 평생 동안 그림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었다. 그림은 제 작업과 삶을 이끌어왔다. 제가 만든 것들 속에 존재하는 독창성은, 연필과 종이와 함께 방에 틀어박혀 보낸 무수한 시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과 색, 형태를 최소화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을 한다. 당신에게 ‘단순함’은 어떤 의미인가
- ‘아무것도 아님’은 아니지만, 매우 균형 잡힌 방식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 듯한 이미지다.

그래픽 디자인과 순수 예술, 두 영역을 오가며 작업해왔다. 둘의 차이를 어떻게 체감하는가
- 그 둘은 매우 다르고 바로 그 차이 때문에 계속 흥미를 느낍니다. 저는 언제나 제 상황, 맥락, 변해가는 제 삶, 읽거나 본 것들에 반응하고 있다. 제 작업에는 일관성이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요소로 가득한 면도 있다. 매우 다양한 인풋들이 있고, 그래서 아웃풋도 크게 다른 거다. 

브랜드와 협업할 때와 개인 작업을 할 때, 자신의 시각적 언어를 유지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협업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물론 있다. 제가 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확신하는 프로젝트만 맡는다. 그렇지 않다면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니까 말이다.

당신의 스케치 과정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은 어떤가
- 등산과도 같다. 익숙한 곳에서 시작해 새로운 곳에 도달하는 것이다. 제 최고의 작업은 마음이 아주 열려 있는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스케치 과정은 그 열린 마음을 찾는 과정이다. 그 개방성이 저에게 도착했을 때, 만약 정말 도착을 하긴 한다면, 저는 그것을 활용한다. 그러면 시야가 새로워진다. 제가 놀라게 되면 그제야 반응할 무언가가 생기는 거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반복되는 거다. 

일상에서 가장 자주 시각적 영감을 얻는 장면은 뭔가. 영감이 작업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 사실 그런 식으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제 영감은 대체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관련이 있는데, 책은 큰 영감의 원천이다. 독서는 제 내면을 재배치하는 방식이고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런 시간이 저를 다시 프로그래밍한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여행과 삶의 경험들도 저에게 영감을 주고 저를 변화시키지만, 그런 변화가 시각적으로도 드러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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