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오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AMCHAM) 회장이 한국의 다국적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은 19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김병기 원내대표 등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접견했다. 제임스 김 회장이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를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제임스 김 회장은 노란봉투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제임스 김 회장은 "최근 암참 내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년간 한국이 미국 최대 해외 투자 본부로 자리매김했음을 잘 보여준다"며 "암참은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한미 기술 동맹을 심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한국 시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지금보다 더 많은 해외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어하는 가장 매력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치 규제 환경은 한국이 다국적 기업들에게 더 매력적인 투자지가 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노란봉투법의 국회 통과가 한국의 아시아 지역 허브로서의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제임스 김은 "이러한 의견을 김영호 고용노동부 장관과 공유했으며 전반적인 노동 정책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위해 암참 고용노동부 공동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며 김 원내대표를 향해서도 "국회가 노란봉투법을 심의하는 데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업계 의견과 우려를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해서는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비공개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나 "노란봉투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민주당에 명확하게 전달했다"며 "만약 통과가 된다 하더라도 충분히 재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김은 "이에 김 원내대표는 노란봉투법이 완벽한 해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한국 정부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미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친 만큼, 더 이상 법안 처리 시점을 유예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암참은 규제 개선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안해주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정책과 투명한 규제"라며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는 일은 정부와 민주당의 확고한 의지"라고 했다.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노란봉투법이나 배임죄 관련된 여러가지 법 관련 사항에 대해 경영계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본인들의 이해관계나 입장을 표명하고 민주당에 의견을 전달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을 두고 "반기업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해 경제계가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고, 오늘은 결의 대회를 통해서 반시장 악법 강행 처리를 멈춰 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며 "정부 여당이 정말 조금이라도 대한민국과 경제를 생각하는 마음이 있다면 대한민국을 파업 공화국으로 만들 노란봉투법과 기업을 해외로 내쫓게 만드는 더 센 상법 등 반기업 악법의 강행 처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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