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좀비딸' 주연 배우 이정은 [사진=NEW]
영화 '좀비딸'에서 배우 이정은은 그야말로 만화를 찢고 튀어나온 듯한 캐릭터 '밤순'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흥 많고 정 많은 은봉리의 핵인싸 할머니로 등장하는 그는, 원작 웹툰 특유의 코믹한 정서를 살리되 과장되지 않은 생활 연기로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했다. 실제로도 손녀와 아들을 감싸며 온몸으로 버티는 '밤순'은 오롯이 이정은표 연기가 만들어낸 상징과도 같다.
"티빙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찍을 때였어요. 그때 좀비딸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는데, 내용이 참 좋더라고요. 배우 입장에서 연배 있는 인물을 연기할 때 '관객들이 이걸 믿어줄까?' 하는 고민이 늘 있거든요. 그래서 한 가지는 꼭 부탁드렸어요. '표정이 잘 보이면 좋겠다'고요. 아무리 분장을 잘해도 표정이 가려지면 제가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 안 전해지니까요. 분장을 단순화하면서 그런 합의가 잘 맞았고, 덕분에 자연스러운 익살스러움도 잘 나왔던 것 같아요."
극 중 아들로 등장하는 조정석과는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이후 다시 호흡을 맞췄다. 현실에서도 친한 동료였던 만큼 이번 현장에서도 거리감은 없었다.
"조정석 배우는 센스가 있어요. 창조성도 뛰어나고, 주인공으로서 상대 배우를 잘 살려주는 배우죠. 예전에 오나귀 때도 잘 맞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들 역할인데 괜찮을까?' 싶었는데, 그런 거리감이 전혀 없었어요."
흥 많고 정 많은 은봉리의 핵인싸 할머니로 등장하는 그는, 원작 웹툰 특유의 코믹한 정서를 살리되 과장되지 않은 생활 연기로 캐릭터에 현실감을 더했다. 실제로도 손녀와 아들을 감싸며 온몸으로 버티는 '밤순'은 오롯이 이정은표 연기가 만들어낸 상징과도 같다.
"티빙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찍을 때였어요. 그때 좀비딸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는데, 내용이 참 좋더라고요. 배우 입장에서 연배 있는 인물을 연기할 때 '관객들이 이걸 믿어줄까?' 하는 고민이 늘 있거든요. 그래서 한 가지는 꼭 부탁드렸어요. '표정이 잘 보이면 좋겠다'고요. 아무리 분장을 잘해도 표정이 가려지면 제가 전달하고 싶은 감정이 안 전해지니까요. 분장을 단순화하면서 그런 합의가 잘 맞았고, 덕분에 자연스러운 익살스러움도 잘 나왔던 것 같아요."
극 중 아들로 등장하는 조정석과는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이후 다시 호흡을 맞췄다. 현실에서도 친한 동료였던 만큼 이번 현장에서도 거리감은 없었다.

영화 '좀비딸' 주연 배우 이정은 [사진=NEW]
이정은은 오랫동안 무대에서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하지만 무대에서의 그는 젊은 인물을 거의 연기해본 적이 없다. 좀비딸에서 할머니 역을 맡는 데에도, 무대와 삶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무대 쪽에서는 젊은 역할을 거의 못 했어요. 현실에서도 할머니와 같이 지낸 적이 많았고요. 저는 김신영 씨 보면서 늘 놀라거든요. 주변 인물을 얼마나 깊게 관찰했는지가 보이니까요. 저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사투리나 말투, 표정 같은 건 주변 어른들을 관찰하면서 스스로 계속 메모하고 쌓아두죠. 물론 상상력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관찰에서 출발한다고 봐요."
함께 연기한 최유리는 극 중 '좀비 손녀 수아' 역을 맡았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스태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유는, 바로 그녀의 태도였다.
"진짜 어른스러워요. 스태프들에게 늘 공평하게 인사를 하고, 감사 표현도 잘해요. 보통은 '알아서 할게요!' 하면서 넘어가기 쉬운데, 유리 씨는 다 챙겨요. 그런 태도에 스태프들이 감동했어요. 한 장면 한 장면에 보내는 러브레터처럼, 감사한 마음이 담겨 있었어요. 그런 진심에 다들 감화됐고, 정말 반한 분들이 많았어요."

영화 '좀비딸' 주연 배우 이정은 [사진=NEW]
이정은은 늘 '관찰'과 '현실성'을 중심에 두고 연기를 쌓아왔다. 그는 배우로서의 촉을, 의외로 일상 속에서 다듬는다.
"요즘엔 핸드폰도 좋잖아요. 사진도 잘 나오고. 제가 찍어둔 사진들을 보니까 관심 가는 게 다 사람들 속에 있더라고요. 저는 지하철도 자주 타요. (웃음) 도촬은 아니고요. 그냥 자연스럽게 관찰하는 거예요. 평범한 사람들 속에서 캐릭터를 발견하는 게 저한테는 중요해요. 보편적인 일상이 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과감한 선택과 시도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이기에, 좀비딸 속 와이어 액션도 직접 소화해냈다.
"첫날부터 와이어 액션을 했는데, 안전을 너무 잘 챙겨주셔서 다행이었어요. 오히려 조금 더 과감해도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체력이 받쳐줄 때 더 많이 해야겠다, 그런 생각도 했고요. 요즘은 디즈니 채널처럼 전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는 늘 '현실의 틀'을 깨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로 넷플릭스 '소년심판'에서는 고정된 이미지의 법조인 캐릭터를 파괴하는 시도를 했다.
"법조계 인물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근데 꼭 그래야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얼굴이면 이런 직업 가졌겠지' 하는 고정관념, 그걸 깨고 싶었죠. 물론 이건 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연출, 제작팀이 함께 움직여줘야 가능하죠."

영화 '좀비딸' 주연 배우 이정은 [사진=NEW]
여름 극장가 경쟁작 사이에서 개봉하는 좀비딸. 하지만 그는 흥행보다 '영화관이라는 공간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는 마음이 더 크다.
"모든 영화들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관객 수가 줄어서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극장이 살아 있어야 영화도 만들 수 있잖아요. 영화는 계속될 거라는 믿음, 그게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필감성 감독에 대한 신뢰도 덧붙였다.
"감독님은 가슴 뛰는 장면을 잘 만들어요. 코미디도 그렇고, 긴박한 상황도 그렇고. 디테일이 살아 있어서 '어우, 어떡하지?' 싶은 순간들이 있어요. 딸바보이기도 해서, 작품 속 관계들이 자기 삶과 맞닿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떤 장르도 잘 하실 분이에요. 다음 행보도 기대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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