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지금 하지 않으면 너무 늦는 AI 관련 과격한 4가지 질문

  •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처럼 그들의 리그인 규모의 경제를 벤치마킹하고 따라가야 하는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11조 이상(800억 달러), 구글은 약 118조원 이상(850억 달러), 메타는 약 100조원 이상(720억 달러), 아마존은 약 139조원 이상(1000억 달러)을 AI에 투자할 계획이다. 합산 금액이 우리 정부 예산보다 약 200조원 적고, 삼성전자 매출보다 2배 미만이다. 가히 충격적인 수치다.

우리에게 유리한 싸움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크기’가 아니라 ‘질’이 아닐까. 답은 의외로 우리 손에 있다. 반도체 기술, 선박 기술, 군사 무기 기술 등 세계적인 수출 상품처럼 ‘독자적인 해자(垓子)’ 구축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처럼 글로벌 문화 상품으로 AI기술을 기획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AI기술(파운데이션모델)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 우리는 지금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AI기술이 본격적으로 아이들 교육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구글은 노트북LM을 청소년 계정으로 오픈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가장 우려할 점은 품질이다. 이럴 때는 테스트를 해봐야 한다. 1907자의 난해한 문서를 제시해 보자. 마인드맵을 자동 생성한다. 놀랍게도 어려운 개념과 맥락을 아이들 수준으로 정제해서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6분 10초 분량의 팟캐스트를 자동 생성한다. 남녀 아나운서 2명이 대화할 때 누가 들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6분 55초 길이의 영상을 자동 생성한다. 5개 장으로 구분하고, 장별로 핵심 메시지와 함께 나레이션을 생성한다. 한마디로 영상 교육 자료다. 분명 해독하기 힘든 글이었는데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린다. 요약과 FAQ 그리고 학습가이드까지 자동 생성한다. 학습가이드는 퀴즈와 퀴즈 답 그리고 서술식 질문과 용어사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정도까지 학생이 접한다면 공부를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러나 감탄이 전부이어서는 안 된다. 질문해야 한다. 교육이란 ‘답’을 수월하게 대면하도록 전시하는 것인가? AI기술의 용도가 그것인가? AI기술은 추론과 멀티에이전트로 사람의 업무를 급속도로 익힐 것이다. 누구나 아는 그 ‘답’은 사람보다 AI기술의 몫이다.다시 묻자. 교육이란 무엇인가? 모든 것을 의심해라. 권위가 있을수록 더욱더 강하게 해라. 그리고 의심을 질문으로 전환해라. 질문을 실험해라. 실험 후 이론으로 만들어 인류에게 공유해라. 그것을 멈추지 마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해진 답’을 아름답게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질문’을 기존의 질서와 문법에 정면으로 던지는 것이다. AI기술의 역할을 우리는 늦지 않게 규정해야 한다.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구글이 AI연구 에이전트인 TTD-DR(Test-Time Diffusion Deep Researcher)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AI가 생성한 장문의 연구 리포트는 전체 흐름의 일관성이 취약하고, 다양하고 복잡한 주제 간 연계성이 부족하다. 사람이면 늘 하던 방식을 도입하여 결국 해결했다. 초안을 작성하고, 필요하면 다양한 문헌을 참조하여 수정하며, 완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사람을 닮아가는 AI, 사람 수준의 결과물을 생성하기 시작했다.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반드시 겪어야 한다는 당위(當爲)를 깨닫고 있는 것일까. 우리도 성장해야 하는데 우리의 성장판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래도 AI에이전트와 더불어 성장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 오픈AI에도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GPT-5에 ‘범용 검증기(universal verifier)’를 도입한다고 공개했다. 일종의 QA(quality assurance) 전문가처럼 판별자(Discriminator)로 동작한다. 추론 다음으로 대세가 될 기술이다.

우리의 기억은 늘 불완전하다. 며칠 전에 만난 사람도, 그 사람과 나눈 대화도 가물가물하다. 이것을 극복할 ‘에이전트 메모리 시스템’이 안경에 내장됐다. 브릴리언트 랩스 스타트업의 작품이다. 이제 누가 인사해도 당당하게 웃으며 악수할 수 있다. 어느새 AI와 한 몸이 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경험을 무작정 수용할 것인가. 디자인할 것인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