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리지티 재단 경제학자 E J 앤토니(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 노동통계국(BLS) 국장에 해리티지 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E J 앤토니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노동통계국의 차기 국장에 매우 존경받는 경제학자인 앤토니 박사 지명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는 호황이며, 앤토니는 발표되는 수치가 정직하고 정확하도록 할 것”이라며 “앤토니가 새로운 역할에서 놀라운 일을 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티지 재단은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로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과제를 정리한 ‘프로젝트 2025’를 만들었다.
앞서 지난 1일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은 지난 7월 미국 내 비농업 일자리가 7만3000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발표하면서 5~6월 고용 증가 규모를 25만8000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는 규모였고 당일 증시는 대폭 하락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수치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당시 통계국장을 즉각 경질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에서 일자리·소득 통계를 그래프로 나타낸 패널 여러 장을 들고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그 옆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료를 제공한 헤리티지 재단의 스티브 무어 박사가 섰다.
무어 박사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지난 2년 동안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고용 증가량이 150만개 과대 추정됐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무어 박사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인구조사국 자료를 미리 입수했다”며 월별 중위 가계소득 변화 수치를 가리켰다.
이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미국 가계의 실질 중위소득이 1174달러 증가했다.
이어 무어 박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4년과 바이든 행정부의 4년간 가계소득 변화를 비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평균 실질 가계소득은 6400달러 증가한 반면 바이든 재임 중에는 551달러 증가에 불과했다”며 “코로나 시절(트럼프 1기 말인 2020년)을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토니 이코노미스트는 오랫동안 노동통계국의 일자리 데이터 처리 방식을 비판해 왔다”며 “그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한 보수파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통계국 국장 후보자는 미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공식 임명된다.
한편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경제학자와 정책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미국 경제통계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2017년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초반에 재임한 에리카 그로셴 전 노동통계국장은 “인력 감소로 인해 일부 마감일을 지키지 못하거나, 감지되지 않은 편향이나 다른 오류가 일부 보고서에 스며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키스 홀 전 노동통계국장도 로이터 인터뷰에서 “데이터 수집 비용이 증가했지만 기관 예산은 지난 10년간 거의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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