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께 동부 시사껫주에서 태국군이 국경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철조망을 설치하면서 순찰하던 중 지뢰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군인 1명이 발을 절단했고, 2명이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태국 외교부와 군은 사건이 최근 지뢰 제거 작업을 마친 자국 영토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캄보디아를 강하게 비난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오타와 협약’을 위반하고 새 지뢰를 설치해 국제법과 자국 주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오타와 협약은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는 국제 조약으로, 양국은 1997년에 가입했다.
윈타이 수바리 태국군 대변인은 “이번 사고는 캄보디아가 지속해서 (국경 지역에서) 먼저 무기를 사용해 왔다는 증거”라며 “휴전과 평화적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지뢰행동피해자지원청(CMAA)은 “캄보디아 입장은 명확하다”며 “새로운 지뢰를 설치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설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태국 측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다친 태국 군인들과 관련해 현재까지 공식적이고 투명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근거 없는 주장은 양국이 (최근에) 휴전하면서 만든 협력 정신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신뢰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발은 지난달 24~28일 벌어진 닷새간의 무력 충돌 이후 양국이 휴전에 합의한 지 이틀 만에 발생했다. 양국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열고 양국 국경을 따라 병력과 무기를 이동시키거나 증강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앞서 지난 5월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양측 군이 소규모 교전을 벌여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했으며, 지난달 중순에도 일주일 새 두 차례 지뢰 폭발로 태국군 8명이 부상했다. 이 여파로 지난달 말에는 포격과 전투기까지 동원된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30만명 이상이 피란길에 올랐다.
한편, 캄보디아는 1998년까지 약 30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이 매설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도 400~600만발의 지뢰와 불발탄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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