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이제부턴 대응의 시간, 기업 응원하는 정부 되길

Bản tin liên quan đến thỏa thuận thuế quan Hàn-Mỹ đang được phát trên màn hình TV đặt tại ga Seoul Hàn Quốc vào sáng ngày 3172025 ẢnhYonhap News
[사진=연합뉴스]

"불이 나서 다 죽게 생겼으니까 급한 대로 끄긴 끄는데, 방법이 없으니까 당장 눈앞에 보이는 바닷물을 길어다 끄는 거죠. 나중에 어떤 방식으로 후폭풍이 올지 모르는데...그 불확실성 때문에 매일이 살얼음 판을 걷는 기분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관세 협상에 임하는 한 기업 임원은 '요즘 분위기가 어떻냐'는 기자의 질문에 자포자기 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화재를 바닷물로 진압하면 염분기 때문에 토양에 영구적인 손상을 끼쳐 식물이 영영 자랄 수 없는 땅으로 변모한다고 한다. 미국이 예고한 25% 상호관세 발효일(8월 1일)을 앞두고 세계 각지에 공급망을 둔 기업들이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멕시코에서 자동차 부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 중소기업은 4월 자동차 관세 25%가 발표된 이후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에서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한 임원은 "미국 내 딜러사가 관세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자고 압박해 적자를 감수하고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장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과연 이렇게 버티기만 하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게 더 답답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기업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그러나 '쪽대본'을 방불케 하는 즉흥적인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행보에 기업들이 연초에 짠 대응전략은 무용지물이 됐다. 최근 10년 사이에 해외법인을 설립한 국내 기업만 3만곳이 넘는다. 트럼프의 '관세딜'이 베트남, 태국, 대만, 인도, 멕시코, 캐나다 등 전 세계로 뻗어있는 한국 기업 공급망에 촘촘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관세율 조정만으로는 희망적 미래를 얘기하긴 어렵다.
 
현대차그룹은 올 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루이지애나주 제철소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에 210억 달러(약 29조2000억원)를 투자하는 초대형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은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화답했지만 이후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가 올 2분기에만 지출한 관세비용이 1조6200억원에 달한다.
 
관세 정상화를 한마음으로 원하는 자동차 업계는 일단 15%로 인하된 관세율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자동차 전장부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미국 업체보다 30% 정도의 가격 경쟁력이 있었는데 15% 관세에 물류비 상승 등 부대비를 모두 부담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게 없다"면서 "그동안 무관세였던 한국의 강점을 생각하면 일본, 유럽보다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 공장이 없는 부품사 대표도 "전 세계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혈안인데 한국 풀뿌리 제조기업만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뜨거웠던 계절, 협상의 시간이 지나고 대응의 시간이 왔다. 약하면 잡아먹히는 냉정한 약육강식 세계에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생존을 건 혈투를 벌여야 한다. 우리는 미국에 한 해 국가 예산의 75%에 해당하는 3500억 달러(약 487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기업들은 이를 어떻게 감당하고, 또 트럼프 임기 4년간 이런 변동성을 얼마나 더 견뎌야 할까. 불확실성의 파도가 밀려온다. 정부가 강조한 '원팀'이 부디 기업이 감내할 대응의 시간에서도 유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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