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크카드 결제 3조 견인 트래블카드…하나·신한 '양강 굳히기'

  • 결제액 2년새 2.16배 상승…하나카드 결제액, 전체카드사 절반 상승분

  • KB국민·우리·NH농협카드 후발주자로 실적 주춤

사진챗GPT
[사진=챗GPT]
트래블카드에 힘입어 국내 카드사의 개인 체크카드 해외 결제액이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카드사 간 트래블카드 경쟁 속에 체크카드를 활용한 해외 결제가 소비 흐름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선두권과 후발 주자 간 성장 속도에서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선발 주자인 하나카드와 이에 맞선 신한카드는 트래블카드 시장을 주도했지만 그 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은 성장세가 기대에 못 미쳤다.

3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9개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개인 체크·직불카드 해외 결제액은 3조345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5139억원) 대비 33.1% 증가했다. 2023년(1조5491억원)과 비교하면 2년 새 2.16배 증가한 것이다.

개인 신용카드 해외 결제액은 증가율이 크지 않은 가운데 체크카드 결제액만 급성장한 배경에는 '트래블카드' 확산이 있다. 트래블카드는 신용카드로도 발급 가능하지만 환율 우대·수수료 면제·실시간 출금 등 실익 중심 혜택이 부각되며 체크카드 중심으로 발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몇 년 사이 각 카드사가 '트래블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체크카드를 활용한 해외 결제가 일시적 환테크를 넘어 하나의 결제 습관으로 정착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특히 선발 주자였던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 출시 1년 만에 개인 체크카드 해외 결제액이 2500억원 이상 늘어나며 전체 카드사 해외 결제액 증가분 가운데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이는 해외 체크카드 결제 수요가 트래블카드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나카드 출시 이후 2024년부터는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카드 등 주요 금융지주 카드사들도 트래블카드 시장에 속속 진입했다. 이 중 신한카드는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앞세워 빠르게 격차를 좁혔다. 외화계좌 연동, 자동 환전, 수수료 면제 등 실사용 중심의 전략을 앞세워 올 상반기 결제액 1조원을 넘기며 하나카드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임에도 제일 처음 라운지 혜택을 제공한 것이 고객을 붙잡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며 "매번 내부에서 인기 있는 여행지와 그에 맞춘 혜택을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국민카드(3800억원), 우리카드(3000억원), NH농협카드(1800억원) 결제액은 이들 세 곳을 합쳐도 신한카드 단독 실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들 카드사 결제액 총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한카드와 유사한 실적을 냈지만 올해 들어선 성장 속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상반기 결제액이 5000억원대에서 1조원으로 급증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트래블카드 수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해외 결제의 주요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상품 기획과 외환 플랫폼 전략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준비했느냐에 따라 성장세가 갈리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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