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제3차 고위급 무역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현행 관세율이 유지될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향후 2년 동안 약 5000억 달러(약 700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산하 경제복잡성관측소(OEC)가 제공한 ‘관세 시뮬레이터’에 따르면 2027년까지 중국의 대미 수출은 485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CNBC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전 세계 대미 수출 감소폭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수준이다. 미 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산 제품 총 수입액이 4389억 달러였다.
관세 시뮬레이터는 미국과 중국 간에 시행된 최신 관세와 이에 따른 세계 무역 재편 가능성을 바탕으로 이 같은 수치를 계산해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내달 12일까지 90일간의 고율 관세 휴전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상대국에 각각 51%, 32.6%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입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시뮬레이터에 따르면 2027년까지 중국으로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은 1010억 달러(약 140조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 보면 대두(-100억 달러), 집적회로(-74억4000만 달러), 원유(-73억3000만 달러), 석유·가스(-63억6000만 달러), 자동차(-50억9000만 달러)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반면 중국의 아세안으로부터의 수입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러시아 수입이 698억 달러 증가하며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며 베트남(344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280억 달러), 한국(279억 달러), 호주(246억 달러), 일본(214억 달러)이 뒤를 이었다.
다른 국가들의 대미 수출도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그중 한국의 대미 수출은 490억 달러(약 68조원)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산 방송장비(-592억 달러)와 컴퓨터(-589억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고 한국에서는 자동차(-135억 달러)의 수출 감소량이 두드러졌다고 CNBC는 짚었다. 관세 우회를 위해 중국 외 생산 거점을 늘리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에 따라 공장을 대거 유치했던 베트남은 2027년까지 대미 수출이 10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북미 교역국들은 대미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의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액은 각각 1280억 달러, 77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두 국가는 아직 미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지 못했다. 이미 무역협정을 맺은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액도 23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미중 양국은 전날부터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외신들에 따르면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 휴전’ 기간을 90일 추가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국이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내달 12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미국의 대중 관세율은 145%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CNBC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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