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막판 담판을 이끌었던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 협상의 달인"이라며 협상 당시 긴박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전날 밤 NHK에 출연해 이같이 언급하고 "이쪽이 (교섭 카드도 제안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끝이다. '대통령, 하나 더 좋습니까'라고 수십 번이나 (제안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미일 간 관세 협상에서 미국은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고, 자동차에 적용하던 총 27.5%의 관세도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대신 일본은 미국 내에 5500억 달러(약 76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아카자와 장관은 "출자는 1∼2%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투자액의 나머지 부분은 일본 정부계 금융기관의 융자, 융자 보증이 될 것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5500억 달러 투자 시기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출자에 따른 이익을 양측이 반반씩 갖는 것을 제안했다가 협상 과정에서 일본 10%, 미국 90%로 바뀐 것과 관련해서도 "잃은 것은 겨우 수백억엔에 불과하다"며 "관세 인하로 피할 수 있었던 손실은 10조 엔(약 94조 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공동 문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세를 낮출 (미국) 대통령령이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문서 작성으로 인해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것을 피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일 양국은 각각 이번 협상의 성과를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약속한 투자를 둘러싸고도 견해차를 나타내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미국에서 항생제를 만들자'고 말하면 일본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고, 우리는 그 프로젝트를 운영할 사업자에게 줄 것"이라며 "이익의 90%는 미국의 납세자가 갖고 10%는 일본이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자국 정부계 금융기관이 최대 5500억 달러 규모의 출자와 융자, 융자 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라면서 대출이 아닌 출자에 한해 이익이 배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미국에서 생산한 자사 차량을 일본에 수입하는 방안에 적극적인 뜻을 내비쳤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그는 전날 오이타현에서 취재진과 만나 "일본에서 팔지 않는 차가 (미국에) 많이 있다"며 미국 생산 자동차의 수입을 확대하면 일본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요미우리는 "도요타가 미국에서 생산한 차를 일본으로 수입하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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