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기관과 외국인투자자 간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전략이 상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은 주가 상승에 베팅한 반면, 외국인은 하락에 대비하며 시장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비쳤다.
27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달(6월 25일~7월 25일) 동안 기관투자자들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ETF를 24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ETF로, 코스닥15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예컨대 지수가 1% 오르면 ETF는 2% 상승하고, 반대로 1% 하락 시 해당 ETF는 2% 손실을 입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이다. 또한 ‘KODEX 코스닥150’ ETF도 1305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코스닥 전반에 대한 상승 기대를 드러냈다.
실제로 이 두 종목은 각각 9.25%, 4.76%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기관의 매수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코스피가 단기 조정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포지션을 취했다.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729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한다.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고, 오르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주로 단기 변동성 대응이나 하방 위험을 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해당 ETF는 -5.7%의 손실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TIGER 200’으로 11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해당 기간 3.02%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상반된 전략은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기관은 강세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성과를 거뒀고, 외국인은 방어적 포지션을 취하며 오히려 손실을 봤다.
이처럼 기관, 외국인투자자 간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 속 증권가에서는 다음 주가 한국 증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다음달 1일 종료 예정인 가운데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향후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3200포인트에서 추가 상승 모멘텀을 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실적 증가가 필수적”이라며 “수출 경기에 민감한 우리 기업들의 이익 구조상, 이번 미국과의 통상 협상 결과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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