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여파 예상보다 컸다...현대차, 2분기 영업익 16% 급감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 양재사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24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6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 증가한 48조28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4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여파가 본격 반영되면서 1년 전보다 급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1위인 현대차의 분기 영업이익이 10% 넘게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도 '어닝 쇼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차의 2분기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106만583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와 아이오닉 9 신차 효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늘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18만8540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해외 판매량은 0.7% 늘어난 87만7296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판매량은 3.3% 늘어난 26만2305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미국 관세 영향 탓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 판매량 증대로 외형적 성장은 이어갔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 반영됐고 경쟁 심화에 따른 글로벌 인센티브 및 판매 비용 증가로 손익은 둔화됐다"면서 "2분기 관세 비용은 8200억원가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 관세 효과는 부분적이고, 만약 이 추세로 3·4분기에 관세 효과가 풀로 반영되면 분기별로 1조원 이상의 관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관세 리스크가 지속될 하반기 사정도 녹록지 않다. 다만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가격 인상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을 추진한다"며 "관세라는 대외 변수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진 않겠다"고 했다. 경쟁사 동향을 살피며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실적이 꺾이면서 부품사들이 줄줄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부품업계는 관세 여파가 누적되면서 2분기 적자를 낸 기업이 속출하고, 도산하는 곳도 발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기침만 해도 1차 협력사가 크게 흔들리고, 그 아래 2·3차 협력사는 수백 곳이 무너진다"며 "정부가 관세 불확실성을 조속히 끝내고 부품사 지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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