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의 C] "귀여운건 사야지"…지친 마음 위로하는 작은 캐릭터들의 위대한 힘

  • ' 라부부' 출시한 中 팝마트, 1년간 주가 490% 폭등…日 산리오 87%↑

  • 대만콘텐츠진흥원, 코엑스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참가 "IP 시장 커질 것"

  • 뽀로로 친구 '루피'는 중국 주요 기업들과 컬래버…봉제인형 등 인기폭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시민들이 캐릭터 퍼레이드를 즐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시민들이 캐릭터 퍼레이드를 즐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라부부, 산리오, 무민, 더피 등 전 세계가 귀염뽀짝 무해한 친구들과 사랑에 빠졌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은 일상에 지친 인간 친구들을 위로한다.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서 커다란 나무 밑으로 데굴데굴 굴러떨어진 네 살 아이 메이가 토토로의 푹신한 배 위에서 놀다가 잠들듯, 아이부터 어른까지 세계 각지 사람들이 무해한 캐릭터들에게 위로를 얻고 있다.  

사람을 홀리는 이 자그마한 친구들이 지닌 힘은 대단하다. 평범한 그릇, 평범한 에코백에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포개지는 순간 안 사고는 못 배긴다. 예컨대 블랙핑크 리사부터 리한나, 두아 리파, 하물며 킴 카다시안까지 애정하는 귀여운 괴물 '라부부'가 벌어들인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라부부 사진팝마트 코리아 누리집
라부부 [사진=팝마트 코리아 누리집]


라부부를 출시한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 인터내셔널 그룹은 올해 상반기 137억 위안(약 2조6000억원)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이 그룹 주가는 지난 1년간 490% 폭등했다. 올해 들어서만 169%나 올랐다. 팝마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산리오 어벤져스'로 전 세계를 강타한 일본 캐릭터 업체 산리오 주가는 지난 1년간 도쿄 증시에서 87%나 상승했다. 

자그마한 캐릭터들은 티셔츠, 장난감, 가전, 식료품 등 수만 개에 달하는 상품과 만나 유통되며 황금알을 낳고 있다. 라이선싱 인터내셔널(Licensing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라이선스 상품 시장 규모는 3565억 달러(약 496조7800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엔터테인먼트와 캐릭터 분야 매출은 전년 대비 6.9% 성장한 1476억 달러(약 205조원)을 차지했다.
 
"일상에 지친 대만과 한국 소비자 취향 비슷"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의 대만 전시관 모습 사진윤주혜 기자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의 대만 전시관. [사진=윤주혜 기자 ]

대만 정부는 캐릭터를 비롯한 콘텐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는 올해의 주빈국으로 처음 참여하는 등 대만 감성을 한국에 전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만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주도하는 곳은 대만 문화부가 2019년 설립한 대만콘텐츠진흥원(Taiwan Creative Content Agency·TAICCA)이다.  

지난 18일 찾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의 대만 전시관에는 노조미이, 치키 스몰, 어글리화이트래빗 등 앙증맞은 6개 캐릭터의 굿즈들이 있었다. TAICCA가 한국 소비자 취향을 공략하기 위한 선정한 6개 캐릭터 IP다.  

TAICCA가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를 찾은 것은 올해가 세 번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공동 주관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는 223개 업체 및 기관이 510개 부스를 꾸며 놓았다. 
 
황쥔화
황쥔화 TAICCA 국제사업부 수석 매니저와 샤론 왕 TAICCA 프로젝트 매니저가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대만 전시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주혜 기자] 
이날 대만 전시관에서 만난 황쥔화 TAICCA 국제사업부 수석 매니저는 “대만 소비자와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비슷한 면이 있다"며 "귀엽고, 보면 힐링된다. 한국 진출 가능성을 보고 이번 페어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릭터 IP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수석 매니저는 "대만과 한국 양국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콘텐츠 관련 박람회에 한국인들이 꽤 많이 와요. 대만을 찾은 한국 창작자나 IP 회사 등 기업과 교류하니 양국이 비슷한 점이 많을뿐더러 한국 바이어들이 대만 시장을 향한 관심이 크더군요. 협력을 이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대만 IP 시장은 매년 새로운 캐릭터들이 100개 이상 쏟아질 정도로 급성장 중이죠." 

한국과 대만 문화가 유사하기에 좋아하는 캐릭터도 비슷하다고 그는 분석했다. "대만 사람이나 한국 사람이나 모두 직장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죠. 대만 사람들은 맛있는 음료를 마시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힐링해요. 귀여운 동영상을 보고, 깜찍한 굿즈를 사죠. 굿즈는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어요. 대만에서 일본 캐릭터인 치아카와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귀여운 IP들이 대만, 한국, 일본 모두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방문객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방문객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뽀로로의 친구? 잔망루피 중국선 주인공 
뽀로로의 친구였던 루피는 중국에서 주인공이 됐다. 잔망루피는 중국 진출 3년 만에 알리페이, KFC, 루이싱커피 등 중국 주요 기업들과 컬래버레이션하는 등 주요 캐릭터 IP로 자리 잡았다. 2020년 중반 잔망루피 짤이 중국에서 밈이 된 후 잔망루피 카카오 이모티콘 론칭이 대박을 터뜨렸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훙슈를 통해 카카오 이모티콘과 잔망루피 밈들이 확산하면서 인기에 속도가 붙었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방문객들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25에서 방문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원정 아이코닉스 중국 상하이법인장은 이날 발표를 통해 “2023년 초에 샤오훙슈에 잔망루피 공식 계정을 만들었고, 잔망루피 봉제 인형을 미니소에 입점시키면서 판매가 급증했다"며 "사업이 폭발적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와의 협력, 팬시 및 유통 브랜드 등을 통해 루피 봉제 인형을 선보였다”며 “2023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 통제가 풀리면서 팝업 스토어가 인기를 끌었다.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형태의 루피 모습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이코닉스는 잔망루피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전동차 브랜드는 물론이고 패스트푸드 어린이 메뉴, 배달앱 등과 컬래버하는 등 세대를 넘나들며 사랑받는 IP가 되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또한 직장인이 된 잔망 루피의 일상이나 먹방 챌린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잔망루피 사진잔망루피 인스타그램
잔망루피 [사진=잔망루피 인스타그램]

 
김 법인장은 “지속 가능한 아이피가 되는 게 당면한 도전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지속적인 콘텐츠 공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장은 그 어느 시장보다 빨리 바뀐다. 올해 초 생각한 것과 지금 생각한 것에도 차이가 있다"며 "바뀜에 대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빨리빨리 의사 결정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콘텐츠 공급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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