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간 이어진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에서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확정받았다. 사법 리스크 해소로 경영 전면 복귀가 가능해졌고 재계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에 밀렸고, 파운드리 사업도 TSMC에 뒤처진 채 적자를 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와 관세 변수 등 난제도 산적해 있다. 전문가들은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이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회’일 뿐 ‘보장된 성공’은 아니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반도체는 경쟁사에 따라잡혔고 AI·로봇 등 신산업 분야는 아직 개척 단계다. 단순히 리더의 복귀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삼성은 보다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이사회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면 과거 불신을 씻고 ‘책임 있는 리더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