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수수료율 0.000002%" 中 전기차·배달앱 이어 증권사도 IB 출혈경쟁

  • 채권 인수 참여 6곳 업체…턱없이 낮은 수수료

  • 업계 경쟁 치열…물량 따내기 '안간힘'

  • 초저가 수수료 단속 나선 中금융당국

  • 실사 부실로 채권 디폴트 리스크↑

중국 광파은행 채권 발행 증권사별 인수 수수료 사진경제참고보
중국 광파은행 채권 발행 증권사별 인수 수수료 [사진=경제참고보]

중국 전기차, 태양광, 배달앱 등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는 네이쥐안(內卷 소모적 출혈경쟁)이 금융권에서도 재현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채권 인수 업무를 따내려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채권 발행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대폭 낮아지고 있는 것. 최근엔 회사채 인수 수수료율이 0.000002%까지 나타났을 정도다. 이에 중국 금융당국이 단속까지 나섰다.

1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서 발행하는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중국금융시장기관투자자협회(NAFMII)는 지난달 중국 광파은행이 350억 위안(약 6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매각을 입찰할 당시 인수에 참여한 증권사 6곳의 인수 수수료가 턱없이 낮은 점을 문제 삼아 조사에 나섰다. NAFMII는 중국 내 채권 시장을 관리감독하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산하 협회다.

낙찰 업체 6곳은 각각 인허증권, 광파증권, 싱예은행, 궈타이하이퉁증권, 중신건투증권, 중신증권이다. 이들이 받은 채권 인수 수수료는 총 합쳐서 6만3448위안.  평균 수수료율이 0.00018%로, 일부 기관 수수료율은 0.000002%였을 정도로 턱없이 낮았다. 일반적으로 중국 은행채 인수 수수료율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현지 금융 데이터 제공업체 qyyjt.cn은 최고 0.01%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에 최저 수수료율 단속에 나선 NAFMII는 위반 사항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보면 위반 사항이 심각할 경우 채권 발행이 전면 금지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증권사들이 규모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초저가 수수료를 앞세워 채권 인수 물량을 따내려 하지만, 하지만 이것이 악성 출혈경쟁을 촉발해 채무 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증폭될 것을 우려한다.  수익성이 낮아진 증권사들의 리스크 평가가 부실해지면 부실 기업도 채권 발행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중국 내수 경제 침체 속 전기차, 태양광, 배달앱 등 대다수 산업에서 중국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극심한 출혈 경쟁에 매달리면서 기업 수익성 악화, 고용 부진 등 악순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업도 예외가 아님을 보여줬다.

특히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우, 전기차 1위 비야디를 시작으로 20~30%에 달하는 대폭적인 할인 정책이 펼쳐지면서 출혈경쟁이 심화돼 중국 내부에서 ‘제2의 헝다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헝다는 문어발 확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다가 빚더미에 올라 파산한 중국 부동산 업체다.  

이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16일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를 주재해 전기차 업계의 저가 출혈경쟁 문제를 지적하며 거시 미시를 결합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 산업 경쟁의 질서를 규범화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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