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업계의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스콤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디지털금융을 육성한다는 방침을 취하면서 코스콤도 기존에 추진하던 토큰증권 사업에 스테이블 코인을 접목해 확장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콤은 토큰증권을 매매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아토믹 결제에 대한 기술적 개념 검증을 준비하고 있다. 아토믹 결제는 토큰화된 실물자산(RWA)의 양도와 토큰화된 지급수단 결제가 동시에 이행되도록 하는 분산원장기술(DLT) 기반 결제 방식이다.
코스콤 관계자는 "이번 기술적 개념 검증은 추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이를 자본시장의 결제에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 개념 검증에 해당한다"며 "아토믹 결제 방식은 돈이 없으면 주식도 안 넘어가고, 주식이 없으면 돈도 안 넘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거래 안정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당 결제 방식이 도입될 경우 거래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 DLT 기반으로 권리이전계좌와 대금지급계좌를 통합한 자동화 시스템을 설계하면 주식거래와 동시에 비용이 결제되는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 장내 증권거래시스템은 주식 거래 후 실제 결제가 매매거래일(T)로부터 2거래일 후에 이뤄지는 T+2일 결제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증권사, 거래소, 예탁결제원은 주식 권리를 이전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도입이 국회 입법 논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금융IT기업인 코스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스콤은 2022년부터 토큰증권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9월 선임된 윤창현 코스콤 사장이 21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법안을 발의했던 디지털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윤창현 사장은 취임 두 달여 만인 지난해 11월에 토큰증권사업 추진 TF를 사장 직속 부서로 신설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다.
증권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키움증권, 대신증권,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BNK증권, DB증권 등 6개 증권사와 토큰증권 플랫폼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윤창현 코스콤 사장은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은 둘다 코인이라는 같은 형식을 사용하지만 대상은 증권과 원화로 다르기 때문에 상호보완적"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연내에 서비스 방식을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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