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뜨거운 맥주 전쟁…오비맥주·하이트진로 제로戰

  • 글로벌 브랜드도 참전 '후끈'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 모습 [사진=연합뉴스]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맥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선 가운데,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물론 글로벌 브랜드들까지 가세하면서 전방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9일 마켓링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맥주 제조사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6.7%, 하이트진로는 28.5%로 양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롯데아사히주류(5.1%), 롯데주류(4.6%), 하이네켄코리아(4.1%)가 그 뒤를 잇는 구조다.

주류 시장의 양대 산맥인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올해 앞세운 키워드는 '제로'다. 무알코올·저도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지난 5월부터 음식점에서도 논알코올 제품 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카스 0.0'과 '카스 레몬 스퀴즈 0.0'을 통해 논알코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제로 슈거에 칼로리를 기존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인 '테라 라이트'로 맞불을 놓았다.

마케팅 전략은 오프라인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오비맥주는 다음 달 말 과천 서울랜드에서 '2025 카스쿨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브랜드 페스티벌로는 국내 대표격인 행사로, 맥주 소비와 연계한 MZ세대 공략에 방점을 찍는다. 하이트진로는 전주가맥축제, 홍천강 별빛음악축제 등 지역 밀착형 행사에 참여해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른 주류사들도 여름 시즌을 겨냥한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오비맥주 한맥은 생맥주 수준의 거품을 캔 제품으로 구현한 '엑스트라 크리미 생 캔'을 출시했다. 하이네켄코리아는 160년 전통의 이탈리아 라거 '비라 모레띠'의 국내 유통을 확대해 정통성과 개성을 동시에 노린다.

유통업계의 움직임 역시 활발하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저칼로리 생맥주 '생라이트비어'를 출시했다. 칼로리를 45% 낮추고 제로 슈거를 적용해 건강 지향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마트는 미국 판매 1위 브랜드인 '모델로 에스페셜'을 단독 수입해 차별화에 나서는 한편 아사히·하이네켄 등 수입 맥주의 번들 할인 행사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만큼 올여름 맥주 소비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기상청은 7~8월 기온이 평년을 웃돌 확률을 50%로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소비쿠폰 지급 정책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소비쿠폰이 외식 수요 확대를 자극해 주류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수는 가격이다. 최근 식당용 주류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맥줏값은 전년 동월 대비 0.5%, 외식 소주는 0.1% 상승했다. 소매점에서도 맥주 가격이 3.1%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폭염과 소비쿠폰 정책이 맞물리면서 외식 수요가 늘고, 전체 주류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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