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던 다음 달 1일 새 관세 시행을 공식화하면서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5.60포인트(0.37%) 내린 4만4240.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4.46포인트(0.07%) 하락한 6225.52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5포인트(0.03%) 오른 2만418.46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통상 메시지에 혼란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별 관세 부과 시점을 당초 7월 9일에서 8월 1일로 연기한다고 밝혔지만, 곧이어 “8월 1일도 100%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날 자신의 소유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변경도, 연장도 없다”며 8월 1일 시행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르면 이달 말 반도체와 의약품 등 핵심 품목에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반도체 관련 구체적인 관세율과 시행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의약품에는 최대 2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관세 정책의 여파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안토니오 가브리엘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발표된 관세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관세가 시행된다면 물가는 약 0.1%포인트 상승하고, 성장률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1% 이상 오르며 선전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이날 강세로 시가총액이 3조9000억 달러(약 8조8500억원)를 넘어, 4조 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다.
에너지주도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축소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셰브론은 3.96%, 엑손모빌은 2.77% 상승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수입 구리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구리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 금속선물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한때 17% 폭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표적인 구리 생산업체인 프리포트 맥모란 주가도 5% 넘게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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