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몰려가는 왕서방...다섯달새 124조 투자

  •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90% 육박

  • 홍콩H지수 20%↑, IPO도 활황

  • 딥시크 열풍에 빅테크株 강세

  • 부양책 불확실에 中 본토증시 부진

홍콩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 증시가 올 들어서만 20% 넘게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왕서방(본토 투자자)이 올 들어서만 120조원어치 넘는 홍콩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중국 본토 투자자가 순매수한 홍콩증시 주식만  6952억 홍콩달러(약 122조원)에 달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전체 투자액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는 올해 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 주식 순매입액이 사상 최대치인 1800억 달러(약 2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왕서방의 투자 열풍은 홍콩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항셍지수도 끌어올렸다. 

항셍지수는 올 들어서 20일까지 20% 넘게 급등했다.  특히 홍콩에 상장한 중국 본토 기업 중심인 홍콩H지수도 올 들어서 20% 넘게 급등했다.  같은 기간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가 사실상 제자리 걸음한 것과 비교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홍콩 주식 투자 열풍이 부는 것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열풍에 힘입어 그간 움츠렸던 중국 기술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대부분은 홍콩증시에 상장해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주가는 올 들어서만 각각 36%, 20% 이상씩 오른 상태다. 

뿐만 아니라 올 들어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 중국 인기 밀크티 브랜드 미쉐 등이 줄줄이 홍콩에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로라왕 모건스탠리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달초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투자 선호도가 높은 중국 본토증시 상장 기업 중 일부가 홍콩에 이중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홍콩 증시에 AI, 소비 관련 주식 투자 기회가 많아졌다"고 진단했다.

홍콩증시 활황은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 상승폭이 4%도 채 되지 않는 등 중국 본토 주식시장이 저조한 것과 비교된다. 올 초만 해도 시장은 올해 중국 본토증시가 홍콩보다 더 강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었다.

블룸버그는 중국 본토 증시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부동산 금융 전통소비주 종목으로 구성돼 경기 둔화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올 초부터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도 언제 나올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중국 본토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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