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면서 오프라인 딜러를 두지 않는다. 또 기존 내연기관차는 판매하지 않고 오직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만을 판매한다. 현재 현대차가 일본에서 판매하는 주요 차종으로는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5N, 수소차인 '넥쏘' 등이 있으며 최근 경형 전기차종인 '캐스퍼 일렉트릭' 모델을 추가했다. 경쟁 일본 브랜드들이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자동차 시장과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에서 강하다는 점을 의식해 이들과 정면승무는 피하면서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큰 성과는 나지 않고 있다.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607대를 판매하며 2023년보다 판매량을 늘렸지만 기대만큼 증가 폭이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반면 현대차보다 늦은 2023년 일본에 진출한 중국 BYD는 지난해 2223대를 일본에서 판매하며 현대차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차종 역시 지속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BYD가 현대차와 다른 점은 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딜러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크게 작용해 판매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본다.
현대차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일본 시장 공략을 급하지 않게 진행하는 전략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무작정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설정이 필요하다.
전기차 이외의 차종 확대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차 경쟁력이 강하기는 하지만 현대차 역시 강력한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도요타 등과 차별화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약 45% 효율이 증가한 투 모터 방식 하이브리드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출시된 신형 팰리세이드부터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는데 이를 토대로 앞으로 일본 시장 공략에도 하이브리드 차종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경형·소형 하이브리드차를 조속히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본 내 홍보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의 현대차에 대한 인식은 나쁘지 않지만 정작 일본 내에서 현대차의 모습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도쿄모터쇼 등 일본 현지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전국 대리점에서 전략 차종을 한두 차종씩이라도 전시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일본 시장의 특성상 중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시장 규모는 크지만 수입차들이 자리매김하기 가장 어려운 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시장 상황을 제대로 분석해 이를 토대로 전략을 진행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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