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나는 카드론에 건전성 '빨간불'…금감원, 카드사에 '옐로카드'

  • 금감원 현대카드에 경영유의 요구…카드론 전년比 15.3%↑

  • 업계 전반에 경고용 신호탄 해석..서민 대출 상황 악화

5월 21일 서울 시내에 붙은 카드 대출 광고 사진연합뉴스
5월 21일 서울 시내에 붙은 카드 대출 광고 [사진=연합뉴스]

카드론과 리볼빙 잔액이 증가한 현대카드가 금융당국의 경고 조치를 받았다. 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연체율 상승 문제가 부각되면서 카드 업계 전반의 건전성 우려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5일 현대카드에 경영유의사항 8건과 개선사항 15건을 통보했다. 현대카드는 금감원의 경영유의사항에 대해서는 6개월 이내,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3개월 이내에 조치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

현대카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이유는 카드론 잔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4월 말 기준 5조88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했는데, 이는 8개 주요 카드사보다 2배 빠른 증가율이다.

현대카드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들의 대다수가 저신용자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여러 곳으로부터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특히 우려스럽다. 한마디로 대출 절벽에 몰린 사람들이 이자가 비싼 카드론으로 급격히 쏠리자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옐로카드를 꺼낸 셈이다. 실제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42조~43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 말에는 42조9888억원으로 1월 말(42조7310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 불안과 생활비 부담 증가 속에서 저소득층과 서민층이 카드론에 의존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점도 금융당국이 현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금감원의 조치가 카드 업계 전반에 경고를 보내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타 카드사의 연체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하나카드의 1분기 연체율은 2.15%로, 출범 이후(2015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KB국민카드(1.61%)와 신한카드(1.61%)도 2010년대 중반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당국의 압박에 따라 금리 인상 등의 방식으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경우, 오히려 서민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 불법 사금융 등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다른 카드사도 현대카드와 비슷한 수준의 건전성 지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카드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저신용자들이 카드론을 받는 데 제한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카드사들의 적격비용 산정 등으로 인해 신용판매 쪽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 카드론 증가로 이어지는 영향도 크다"며 "건전성 관리도 중요하지만, 카드사의 사업 여건에 대한 해결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