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와 관계 강화 나선다…브렉시트 5년만에 변곡점되나

  • 정상회담서 안보 협정 발표 예상…경제·무역 관련 합의도 도출 전망

  • 야권 "1700만명 국민 선택 배신"…스타머 총리 지지율은 역대 최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관계 재설정을 위한 협상에 나선다. EU에서 탈퇴한 ‘브렉시트’ 5년 만으로 양측 관계 강화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회담을 통해 영·EU 관계 강화에 합의한다고 영국 총리실이 18일 밝혔다.
 
총리실은 “국익을 위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성장과 일자리, 물가, 국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큰 시기에 영국은 내부로의 회귀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자랑스럽게 우리의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대응할 것”이라며 “동맹을 강화하고 영국 국민의 이익을 위한 거래를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2017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EU와 헤어질 결심을 한 지 9년, 2020년 브렉시트 발효로 정식 이혼을 한 지 5년 만에 EU와 획기적으로 거리를 좁히는 의미 있는 합의에 도달할지 이목이 쏠린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다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관계 리셋’을 내걸고 지난해 7월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후 EU와 체결한 첫 협정이 된다.
 
치열한 협상 끝에 갈라선 양측 논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이라는 국제 정세 급변 속에 급물살을 탔다.
 
이에 러시아의 위협과 유럽의 자주적인 안보 강화 흐름에 발맞춰 안보·방위 협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또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경제·무역 관련 합의도 도출될 전망이다.
 
영국은 안보 합의 시 EU가 발표한 1500억 유로(약 240조원) 규모의 ‘재무장 계획’에 동참할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영국은 EU 국경에서 영국 국민에 대한 전자식 자동 입국 심사대(e-gate) 이용 허용, 영국산 식품 규제 완화, 에너지 및 탄소 시장 연계 강화 등을 바라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양측 청년들의 이동 제한 완화, 영국 수역에서 EU 어민의 조업권 연장은 막판까지 쟁점으로 남아 있다.
 
프랑스 등 EU 연안 국가들은 영국 수역 내 EU의 조업 쿼터 연장을 요구해 왔고, 영국은 농축산물 수출입 검역 절차의 완화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에는 EU가 앞서 제안했던 30세 미만 청년 거주·근로 허용안이 국내 정치에 민감한 이슈인 이민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난제가 되고 있다.
 
EU의 역내 자유로운 이동은 자국 국경을 통제하지 못하는 데 대한 영국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워 브렉시트를 결정하게 한 최대 원인이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내에서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EU와의 관계 재설정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다.
 
지난 1월 유고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62%가 브렉시트가 실패에 가까웠다고 평가했고 11%만 성공에 가깝다고 답했다. EU나 단일시장 재가입 없이 더 근접한 관계를 원하는 응답자는 64%였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노동당 정부의 관계 재설정 시도는 EU에 대한 항복이자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배신하는 것이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산업통상장관은 지난 13일 하원 토론에서 이번 영·EU 정상회담을 ‘EU 항복 정상회담’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그는 “EU를 떠나기로 한 1700만 국민의 선택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다가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7월 출범한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며 고전 중이다.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는 EU와 합의를 이루려는 노동당 정부의 움직임을 항복이라고 주장하면서 영국개혁당이 집권하면 EU와 협정은 파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고브가 이달 13~14일 217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스타머 총리에 대한 호감도는 23%로 집권 후 가장 낮았다.
 
비호감도(69%)를 뺀 순호감도는 -46%포인트(p)로 유고브 조사 중 최저치를 찍었다.
 
특히 노동당 지지자 사이에서 순호감도가 -5%로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달 1일 지방선거에서 영국개혁당의 압승을 이끈 패라지 대표에 대한 호감도는 32%, 비호감도는 5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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