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산업풍향계] 재계의 新시장 개척··· '여기'에 꽂힌 이유

인도 첸나이 인근 삼성전자 공장 사진EPA·연합뉴스
인도 첸나이 인근 삼성전자 공장. [사진=EPA·연합뉴스]

신(新) 시장 개척에 나선 재계가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에 꽂혔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인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에 투자를 이어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은 높은 경제 성장률, 젊은 인구,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는 2029년까지 글로벌 사우스의 연평균 GDP 성장률이 6.3%로 글로벌 노스(3.9%)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성장성에 국내 기업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피해 새로운 돌파구로 글로벌 사우스를 점찍고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트라가 발간한 '글로벌 사우스 빅4 투자 진출전략' 자료집에서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미·중 갈등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에 중간 지대인 글로벌 사우스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수출시장 다변화, 생산기지 최적화, 수입처 다각화 등을 위해 한국도 이들 국가와 협력 분야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상위 10대 수출 시장의 비중이 최근 10년 평균 70%에 달하는 등 수출 시장이 편중돼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글로벌 사우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사우스의 대표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남부의 생산시설에 약 17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냉장고, 세탁기,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삼성전자 인도 매출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다. 또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모바일 기기를,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 공장에서 생활가전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인도 내 고용 인력만 1만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일찍부터 인도에 투자하며 현지에서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기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회사는 인도 남동부 스리시티에 약 8380억원을 투자해 가전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6년 에어컨 생산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컴프레서 등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완공 후 연간 냉장고 80만대, 세탁기 85만대, 에어컨 150만대, 에어컨 컴프레서 20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기존 첸나이 현대차 1·2공장과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에 더해, 지난해 GM으로부터 인수한 탈레가온 공장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지역에서 재건 중이다. 탈레가온 공장은 올 하반기 연간 17만대 규모로 가동을 시작해, 2028년까지 25만대로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만 연간 15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인도 최대 철강그룹인 JSW그룹과 함께 인도 오디샤주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인도 진출에 대응하고, 현지 철강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글로벌 사우스 주요국은 높은 경제 성장률, 젊은 인구,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저출산, 고령화에 접어든 서방 주요국과 달리,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

중국과 비교해도 낮은 임금 수준 역시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국가의 2022년 기준 월 최저임금은 중국을 밑돈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비하기 위한 대안으로 글로벌 사우스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리튬 매장량 1위 국가는 칠레이며, 니켈 매장량 1위 국가는 인도네시아다. 산업 전반에 두루 사용되는 코발트 매장량 1위 국가는 콩고민주공화국이며 3∼5위 국가 모두 글로벌 사우스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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