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닛산자동차가 전 세계 공장 수를 17곳에서 10곳으로 줄이고 직원 수의 15%에 해당하는 2만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닛산은 그동안 여러 차례 구조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한 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13일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결산 설명회에서 생산 효율화를 위해 2027년까지 차량 생산 공장 7개를 줄이기로 했다.
우선 인도와 아르헨티나 등에서 현지 생산을 철수하기로 했다. 일본 국내 공장도 대상에 포함되지만 구체적인 장소나 가동 중단 또는 폐쇄 여부는 향후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가나가와, 후쿠오카, 도치기 등에 5개 공장이 있으며 생산 능력은 총 100만대를 넘는다.
닛산은 또 전 세계 13만명 직원 가운데 2028 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까지 약 2만 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닛산은 2024년 11월 경영 재건을 위해 국내외 직원 9000명 감원과 함께 가동률 조정에 따른 생산 능력 20%(100만대) 감축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인력 감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공장도 추가로 감축하기로 했다.
올해 4월에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13일 요코하마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구조 개혁 계획에 대해 “매우 슬프고 고통스러운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언급했다.
닛산은 2024 회계연도 실적이 6709억엔(약 6조4600억원) 적자로 전환했고, 2025년도 실적 전망치는 미국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이유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닛산은 지난 9일에는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세우기로 했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계획 포기를 발표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지만 실적 부진 영향으로 불과 4개월 만에 건립을 백지화했다. 닛케이는 “닛산은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해 경영난에 빠졌다”며 “재건을 위해 성장 투자 축소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설했다.
한편 닛산은 13일, 지난 2월 경영 통합 협상이 결렬된 혼다와 미국에서 사업 협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로 인해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의 생산과 공급망 효율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이와 관련한 검토가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닛산과 혼다는 2024년 8월 포괄적인 업무 제휴를 맺은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부품의 공통화 등 분야에서는 통합 결렬 이후에도 협력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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