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형준 부산시장, "부산 미래, 문화와 디자인에서 답 찾는다"

  • 디자인 박물관(가칭)·북항 야구도시 대전환 구상 공개

박 시장은 12일 아주경제를 포함한 부산지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을 글로벌 문화·관광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대전환 구상을 밝혔다사진박연진 기자
박 시장은 12일 아주경제를 포함한 부산지역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부산을 글로벌 문화·관광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대전환 구상을 밝혔다.[사진=박연진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을 글로벌 문화·관광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대전환 구상을 밝혔다. 박 시장은 미술관과 박물관 등 문화 인프라 확충을 넘어, 북항 재개발과 글로벌 이벤트 개최 등을 통한 도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12일 아주경제를 포함한 부산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세계적인 관광도시는 미술관과 박물관 없이 완성될 수 없다”며 “파리, 런던, 바르셀로나, 로마 등은 관광객 유입의 상당 부분이 문화시설 때문”이라고 밝혔다. 부산 역시 이런 관점에서 문화 전략을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은 발전하고 있지만, 외부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올 만큼의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박 시장의 판단이다. 퐁피두센터와 같은 세계적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 시장은 디자인 박물관(가칭) 건립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밀라노, 런던, 에든버러 사례를 들며 “디자인 박물관은 이제 파인아트 못지않은 문화적 중요성을 가진다”고 했다. 기존 미술관과 달리 소장품 비용 부담이 적고, 최신 트렌드에 맞춰 전시를 유연하게 교체할 수 있어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이미 한 민간 사업자의 제안으로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세계적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과의 협업으로 진행 중이다. 박 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부산을 상징하는 새로운 명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박물관 입지와 관련해서는 “재단 미술관과 가까운 곳에 건립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공익재단에 귀속된 미술관은 개인 재산이 아니며,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할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북항 돔구장 현실화 가능할까...박형준 시장 “2조 원 넘는 민자 유치 없인 불가능”
박형준 부산시장사진박연진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사진=박연진 기자]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북항 돔구장 건립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민간 투자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북항 랜드마크 부지의 현재 시가만 6500억원에 달한다”며 “이 부지를 매입하고 복합시설까지 포함한 돔구장을 건설하려면 총 사업비가 2조원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돔구장은 북항 지역의 날씨 특성상 필수적이지만, 공공 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며 “결국 민간 투자 유치가 선결과제”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과거 롯데그룹과 사직구장을 돔구장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한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롯데 측에 사직구장을 돔으로 재건축하자고 제안했지만,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사직구장을 복합시설과 함께 재건축해도 8000~9000억원이 드는 프로젝트다. 롯데조차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사직구장을 우선 재건축하고, 필요하다면 장기적으로 북항 2단계 또는 3단계 개발 시기에 맞춰 7부두 인근 부지에 복합시설과 야구장을 함께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민간 투자 유치 외에도 정부 차원의 특별법 제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시장은 “공공개발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특별법을 통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세제 혜택을 마련하지 않으면 민간 자본 유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은 중앙부처의 반대가 예상돼 쉽지 않은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형준 부산시장, “시정은 축적의 성과...정책 일관성 유지해야”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정 운영 방향과 교육 정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박 시장은 “시정은 과거 정책을 단절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의 성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취임한 이후 시정의 대부분 정책은 공무원들이 오랜 기간 심의와 절차를 거쳐 추진해 온 것들”이라며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기존 정책은 계승하고, 새롭게 필요한 것만 추가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 추진에 있어 지도자의 교체로 인한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수장이 바뀔 때마다 정책을 자주 바꾸면 행정력 낭비일 뿐만 아니라 발전도 없다”며 “기존 정책을 면밀히 검토해 개선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올바른 시정 운영 방식”이라고 말했다.

교육 분야와 관련해서는 K-팝 특성화 고등학교 설립과 같은 미래형 교육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 하윤수 전 교육감 시절에는 시와 교육청이 긴밀히 협력해 돌봄 정책 등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많이 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책은 개인적 입장이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 된다”며 “청소년 대상의 아침 체인지 프로그램이나 국제 협력 사업과 같은 기존 사업들은 오히려 더 확장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와 교육청이 이미 충분히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만큼, 이런 사업들은 단절하지 말고 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밝히며 현 교육감 체제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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