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전남 해남‧완도‧진도)는 16일 이재명 대표의 의향을 읽고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당 내에서는 당 대표가 입법부 수장 국회의장 선출 관여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 출마하려고 5월 8일 등록 마감일에 맞춰 서류를 다 준비했다"면서 "8일 이 대표와 점심을 하면서 1시간 반 동안 얘기를 나누고 나서 '지금은 내가 나설 때가 아니다' 이렇게 정리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박지원 당신은 나가지 말라, 나가라' 이런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대화 흐름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는가"라며 이 대표와의 오찬이 불출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 선거에 도전했던 후보들(추미애‧우원식‧정성호‧조정식)이 다들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언급한 것에 대해선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선에서 정치를 해야지 매끄럽지 못한 건 민주당이 반성할 문제"라고 일침했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왜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 대표가 개입하나"라며 "정말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유 전 총장은 '이재명 대표 연임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직격했다.
그는 "자유당 때 이승만(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했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고 했겠나"라며 "당이 돌아가는 꼬라지(모양새)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나"라고 일침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 친명(이재명)계 박찬대 원내대표가 단독 출마한 것에도 "(다른 후보군이) 전부 눈치를 보면서 안 나온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정치의 꽃'인데, 후보가 한 명만 나온 것은 당이 죽어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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