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챗GPT 아버지' 올트먼, '청정 에너지원'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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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솔 기자
입력 2024-04-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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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의 귀재 '올트먼'...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용 청정에너지원 '골몰'

  • 태양광 스타트업에 275억원 투자...불확실한 '핵분열' 발전에 5000억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연합뉴스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AFP·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몰고 온 '챗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단계로 청정 에너지원 확보에 나섰다. AI 산업, 특히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에너지가 소요될 것을 예견한 그는 AI 모델을 넘어 에너지 등 관련 인프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트먼은 특별히 기존의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이 아닌 원자력과 태양열 등 청정 에너지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트먼은 월가의 유명 벤처캐피털(VC)사 안데르센 호로위츠 등과 함께 태양광 에너지 스타트업 '엑소와트(Exowatt)'에 2000만 달러(약 275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엑소와트는 빅데이터 센터용 전력 전문 스타트업이다.

엑소와트의 태양광 발전은 커다란 판 모양의 패널 대신 렌즈를 활용한다. 렌즈는 태양광을 한데로 모아 열에너지로 변환시키고, 열로 바뀐 전력은 선적용 컨테이너 크기 모듈에 최대 24시간 저장된다. 여러 업체가 태양광 발전기와 저비용 열배터리를 제작하고 있으나 엑소와트는 둘을 한 장치에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이 업체는 kWh(킬로와트시)당 1센트 정도로 낮은 가격에 전기를 청정 에너지로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픈AI CEO를 맡기 전인 2014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육성 기관) Y콤비네이터의 대표를 지낸 올트먼은 에어비앤비, 레딧, 핀터레스트 등 스타트업의 초기 펀딩 투자에 참여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2015년 포브스 선정 ‘30세 미만 최고 투자자’로 선정되는 등 일찌감치 스타트업계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에 올트먼은 현재까지 핀테크, 에너지, 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100곳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해, 일각에서는 '제2의 머스크'라는 별칭이 붙기도 한다. 이 와중에 최근 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에너지, 특히 청정 에너지 분야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공동으로 10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올트먼의 당면 과제는 단연 '에너지원' 확보이다.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특성상 전력 소모량도 엄청나다.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암(Arm)의 최고경영자(CEO) 레네 하스는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인도보다 더 높은 전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미국 데이터센터 대여 기업인 에퀴닉스에 따르면 AI 이전 세대의 대형 서버 랙(rack, 장비 보관 틀) 기준 전력 소비량은 10~15킬로와트(kW)였던 것이, AI 세대는 40~60k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AI업계는 너나 할 것 없이 에너지원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3월 아마존은 100% 원자력 발전으로 가동되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사들였다. 또한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 최대 원전 소유주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로부터 버지니아에 있는 데이터 센터 가동을 위해 원자력 에너지를 구매하기로 했다. 

올트먼은 이미 몇년 전부터 AI와 에너지는 필수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예측했다. 그는 2021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오늘날 세계에서 제한적인 2가지 상품은 지식, 곧 우리가 AI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이다"고 말했다. 나아가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미래 AI 모델에는 훨씬 더 높은 전력이 필요해 또 다른 전력원을 찾아야 한다며, 그중 무엇도 탄소 연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청정 에너지원 사용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따라서 올트먼은 태양광뿐 아니라 원자력 분야도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021년 헬리온에너지라는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에 3억7500만 달러(약 5166억원)를 투자했다. 헬리온은 지난해 5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 외에도 올트먼은 '오클로'라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을 지어 전기를 판매하는 스타트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그는 다보스포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 없이는 (범용 인공지능에) 도달할 방법이 없다"며 "핵융합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트먼이 주목하는 핵융합은 최근 각광받는 청정 에너지원 중 하나다. 현재 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소에서 쓰이는 발전 방식인 '핵분열'은 폐기물이 발생하고 사고 위험이 있다. 핵융합은 폐기물이 나오지 않아 이런 우려가 훨씬 적다. 다만 핵융합 에너지는 꾸준히 실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구체적으로 기술이 구현된 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월 CNN은 핵융합 분야 전문가를 인용해 핵융합은 '태양'과 같은 특정 환경이 조성돼야 가능한데 이는 21세기 후반에야 실현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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