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미래조직 '선행기술원' 3년여 만에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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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4-04-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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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이 신기술 연구개발(R&D) 조직인 '선행기술원(IATD)'을 전격 폐지했다.

    선행기술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현대차는 선행기술원 인재 영입 당시 장기 연구를 위해 조직 연속성을 보장해주겠다고 강조했다"며 "그 말을 믿고 해외 생활을 접고 귀국한 동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행연구원들이 양산에 가까운 기술을 연구하는 남양·의왕연구소로 이동한다는 점은 조직 효율화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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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조직 분산돼 AVP본부 등에 통합 운영

현대자동차그룹이 신기술 연구개발(R&D) 조직인 '선행기술원(IATD)'을 전격 폐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직속으로 편제될 만큼 그룹 내 위상이 컸지만 연구 분야가 여러 조직으로 분산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며 출범한 선행기술원이 급작스럽게 폐지되면서 인력 이탈과 재배치에 따른 내부 진통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선행기술원은 최근 임직원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해체를 발표했다. 선행기술원에 근무하던 하드웨어(HW) 개발자들은 이달 중순에 의왕, 남양연구소 등으로 소속이 전환될 것이라고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은 최근 신설된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로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선행기술원은 2021년 초 정 회장 직속 조직으로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꾸려진 히든카드였다. 개발 분야는 모듈조립 차량, 운전자와 교감하는 개인화, 탄소중립 모빌리티 등이다. 인재 유치를 위해 경기도 분당 판교 크래프톤 타워에 거점을 두고 해외 석·박사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해왔다. 수도권 중심부와 IT기업 핵심이 모인 지리적 이점과 함께 현대차 내부에서도 고액 연봉이 보장돼 이공계 인재들 사이에선 인기가 높은 일자리로 꼽혔다.

특히 선행기술원은 모빌리티 외에도 첨단 소재·기술 내재화 연구에도 주력해 이공계 인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최근 1~2년 새 자동차와 무관한 박사급 이상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들은 최근까지 태양광 배터리(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셀), 임베디드 AI(내장형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등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테슬라는 중국 CATL과 태양광 배터리를 개발 중이며, 슈퍼컴퓨터인 '도조' 상용화를 계획 중이다. 

선행기술원은 지난달까지 꾸준히 경력 직원도 채용했다. 내부에서 이번 해체에 대해 너무 급작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출범 초기부터 정 회장 직속 조직이라는 점과 글로벌 모빌리티 초석을 심는다는 비전하에 국내외 이공계 인재들이 결집해 3년 만에 구성원도 200여 명으로 늘었다. 조직원들은 사측이 최근 개최한 설명회에서 명확한 해체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 불안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한국 선행 연구 분야 '투톱'으로 활약했던 조직이 해체되면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나온다. 현대차 선행기술원은 이공계에서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와 함께 한국 선행 연구 분야 양대 산맥으로 기능했다. 업계에서는 단기 성과를 중요시하는 기업문화와 선행 연구의 본질적 특성이 상충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선행기술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현대차는 선행기술원 인재 영입 당시 장기 연구를 위해 조직 연속성을 보장해주겠다고 강조했다"며 "그 말을 믿고 해외 생활을 접고 귀국한 동료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행연구원들이 양산에 가까운 기술을 연구하는 남양·의왕연구소로 이동한다는 점은 조직 효율화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선행기술원 해체와 관련해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 기아 양재사옥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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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발진 없는
    자동차 설계 좀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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