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 막아라" 글로벌기업에 투자 '러브콜' 보내는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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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03-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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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25일 중국발전포럼 개최

  • 리창 "외국기업 막는 장벽 허물겠다"

  • 美재계 인사와 직접 만나는 習

  • 1~2월 외국인직접투자 20%↓

  • 규제 완화로 '외자유치 총력전'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2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 개막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중 갈등 장기화 흐름 속 세계 각국이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탈(脫)중국화를 시도하는 것을 막고자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에 연일 투자 러브콜을 보내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외자 투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발전포럼 개최···글로벌 CEO에 투자 '러브콜'

24일 이틀간 일정으로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고위 지도층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초청해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서는 무대나 다름없었다.  

주최 측이 공개한 포럼 참석자 100여명 중 다국적 기업인만 80명이 넘는다. 팀 쿡 애플 CEO를 비롯해 퀄컴, 마이크론, AMD 등 미국 하이테크 기업 수장도 대거 포함됐다. 우리나라 기업인 중에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유일하게 참가했다. 

'지속 발전하는 중국'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중국은 최근 외자 이탈 움직임 속 외국인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개막식 연설에서 "외국기업을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특히 "중국은 외국 기업의 시장 진입과 공개 입찰, 국경 간 데이터 흐름 등 기업이 자주 제기하는 일부 문제를 신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거시경제 정책, 도시화, 산업 업그레이드, 녹색경제가 글로벌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것"임도 강조했다.

2000년부터 연례 행사로 열린 중국발전포럼은 중국 총리가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업 수장들과 원탁회의를 갖고 소통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리창 총리 대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포럼 폐막 후 직접 기업인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질 것이란 보도가 나온다. 

블룸버그는 시진핑 주석이 포럼이 끝나는 오는 27일 베이징에서 스티븐 올린스 미중관계전국위원회 회장, 크레이그 알렌 미중무역전국위원회 회장,  에반 그린버그 츠버그룹 CEO 등 미국 재계 인사와 회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미·중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도 중국 대외 개방과 외자 유치 확대 의지를 강력히 내비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외자 유치를 관리하는 중국 상무부장도 포럼 전후로 글로벌 기업 수장을 줄줄이 만나며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23일 하루에만 퀄컴,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 수장 5명과 '릴레이 회동'하며 중국 경제 성장 자신감을 내비치고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왕 부장은 특히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중 반도체 산업 공급망 협력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며 "SK하이닉스가 계속해서 중국 투자를 늘리고 중국의 고품질 발전의 성장 기회를 공유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이날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큅,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다나허, 화이자, 사노피, 머크 등 다국적 제약사 수장과 함께 원탁회의도 가졌다.

전날에도 애플, 비자, 휴렛팩커드, 벤츠 등 글로벌 기업 수장을 잇달아 만났다. 특히 팀 쿡 애플 CEO와 회동한 자리에서 “재계는 디커플링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미국 및 중국 기업을 위한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예측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반도체·바이오·인공지능(AI) 등 하이테크 방면에서 중국의 첨단 기술 접근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시도에 맞서 글로벌 기업의 중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한 셈이다. 
 
'차이나런' 막아라···규제 완화로 '외자 유치 총력전'

실제로 올초에도 외국인의 대(對)중국 투자는 급격히 줄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 액수가 2150억9000만 위안(약 40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국 FDI도 전년과 비교해 약 9% 감소한 1조1339억 위안(약 206조원)이었다.

최근 미·중 지정학적 갈등, 중국 경기 둔화와는 별개로 자국 안보를 우선시하는 각종 정책으로 중국 내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짙어진 가운데서다. 이를 인식한 중국 지도부도 최근 들어 외국 기업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쏟아냈다. 

지난 22일에는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이 기업의 데이터 외국 전송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데이터 해외 유동 이동 촉진 및 규범화' 규정을 발표했다. 무역·해외 운송 및 쇼핑· 학술 협력, 노동 계약 등 비즈니스 활동으로 수집한 데이터가 개인정보나 '중요 데이터'를 포함하지 않았을 경우 별도의 안전 평가 심사 없이 해외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중국이 지난 2022년부터 시행한 데이터보안법은 외국 기업들이 비즈니스 데이터를 국외 반출할 시 중국 당국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해 외국 기업을 옭아맨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SCMP는 이번에 완화된 새 규정이 "외국인 투자를 되살리려는 중국 외자 유치 총력전의 일환"이라고 짚었다.

앞서 19일엔 중국 국무원이 외자 유치 강화를 위한 24개 조치를 내놓았다. 외국인투자 네거티브리스트를 개정해 의료·통신 등 서비스 시장을 시범 개방하고, 은행·보험·증권·채권 등 시장 진입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전자 진단 및 치료기술 등 혁신 분야에서 외국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허용하고, 선진 제조업·첨단 기술·에너지 절감·환경보호 분야 기업에는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반도체·제약바이오·고급 장비 등 외자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 강화책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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