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배상 최대 100%까지 받는다···내달부터 분쟁조정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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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3-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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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H지수 ELS 검사결과·분쟁조정기준 발표

  • "관리 실태 부실, 시스템·개별 불완전판매 확인"

  • "금투 판매제도 종합 진단·제도개선 추진할 것"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80대 초반 J씨는 2500만원 예금에 가입하기 위해 지난 2021년 A은행 지점을 찾았다가,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권유받아 가입했다. 올해 1월 만기가 도래한 ELS는 손실이 확정됐고, A은행은 판매 과정에서 투자 정보의 위험 설명을 빠트리고 왜곡했다. 또 영업점에서 적합성 원칙을 위반하거나 부당 권유 금지·고령자 보호 기준 미준수 등이 확인됐다. J씨는 A은행의 설명의무·부당권유 금지 등의 위반과 함께 가입 당시 만 80세가 넘는 초고령자이면서 예·적금에 가입하기로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75%의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과거 ELS 상품을 62회 가입한 경험이 있는 50대 중반 S씨는 2021년 1월 B은행을 찾아 1억원의 ELS 상품에 가입했다. 올해 1월 만기가 도래한 ELS에서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미 S씨는 과거 ELS 투자로 얻은 누적이익이 손실규모를 넘어선다. B은행은 판매 당시 설명의무를 위반하고, 내부통제 부실 소지와 투자권유자료를 보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ELS 상품 가입 경험, 가입금액 1억원 초과, 누적이익이 손실규모 이상인 점 등을 고려하면 손실에 대한 배상비율은 0%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발생과 관련해 분쟁조정 기준안을 제시했다. ELS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과 함께 불완전판매 사례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투자자는 최대 100%까지 배상받는 것도 가능하다. 자율 배상을 위한 분쟁조정위원회 절차가 4월부터 시작되며, 금융당국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찾기로 했다.
 
내부통제 부실·투자자 경험·이해도 따라 차등 배상
사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기준(안)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H지수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발생과 관련해 판매사·기간별로 위반사항이 다르게 나타남에 따라 분조위 사전 심의에 따른 세부적인 조정 기준(안)을 11일 내놨다. 배상 비율은 검사결과 확인된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을 고려한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되는 구조다. 크게 보면 △판매사 요인(기본+공통 가중, 23~50%) △투자자 요인(개별, ±45%포인트) △기타 가중요인(±10%포인트) 등으로 구분된다.

판매사 요인(23~50%)은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등 판매원칙 위반 여부와 판매정책·소비자보호 관리체계 부실 여하에 따라 결정된다. 먼저 적합성원칙·설명의무 위반 등이 공통적으로 발견돼 △은행 20~30% △증권 20~40%의 기본 배상비율이 책정된다.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 책임 정도에 따라 은행은 10%포인트(비대면 5%포인트), 증권사는 5%포인트(3%포인트) 가중된다.

투자자 요인(±45%)은 판매사의 고령자 등 금융취약계층 보호 소홀, 투자자의 과거 ELS 투자경험·금융상품 이해도 등 판매사·투자자의 과실사유에 따라 개별 투자건별로 배상비율이 가감된다. 예를 들어 'ELS 최초 투자자'의 경우 5%포인트, '예·적금 가입 목적의 고객'이라면 10%포인트가 추가된다. 반대로 'ELS 투자경험'이 있는 이들의 경우 △가입횟수 △상품 이해도 등에 따라 최대 25%포인트 차감된다. 또 ELS를 통해 누적 이익이 조정 손실 규모를 넘어서는 경우 10%포인트 깎인다. 앞 가산‧차감항목에서 고려되지 않은 사안이나 일반화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면 기타 조정요인(±10%포인트)으로 반영된다.

금감원은 이르면 내달부터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각 판매사는 금감원이 내놓은 조정 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상(사적 화해)할 수 있다. 가입자에 따라서는 0%나 100% 배상도 가능하다. 금감원은 "(조정 기준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판매자나 투자자 일방의 책임만 인정되는 경우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자율적으로 배상할 때 당사자 간의 의사 합치 여부·시기에 따라 배상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LS 투자 18.8조 중 개인 92%···"위법 행위 엄중 조치"
위험등급 유의사항을 기재한 타 판매사 설명서 예시 사진 금융감독원
위험등급 유의사항을 기재한 타 판매사 설명서 예시. [사진= 금융감독원]
앞서 금감원은 H지수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발생과 관련해 올해 11개(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신한증권) 주요 판매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ELS 판매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8조8000억원(39만6000계좌)에 달했고, 이 중 개인 투자자(17조3000억원, 39만계좌)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65세가 넘는 고령투자자도 21.5%(8만4000계좌)를 기록했으며, 이 중 첫 투자자는 6.7%(2만6000계좌) 수준이었다. 총 잔액의 80.5%인 15조1000억원이 올해 만기가 도래하며, 상반기(52.5%)에 집중돼 있다.

현재까지 만기가 도래한 2조2000억원(2월 말) 중에서는 1조2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누적 손실률 53.5%를 기록했다. 현재 지수(5678포인트)가 계속 유지될 경우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파생결합증권(DLF)과 사모펀드 사태 이후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소비자 보호 규제·절차가 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증권 판매사들이 실제 판매과정에서 소비자보호를 충실히 하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무리한 실적경쟁 조장(판매정책·고객보호 관리체계 미흡) △고객 투자성향 고려 소홀(판매시스템 부실) △영업점 단위 불완전판매 등의 잘못된 영업 행태를 확인했다.

예컨대 판매사들이 영업점에서 ELS 판매를 확대하도록 성과지표를 설계해 전사적으로 판매를 독려하고,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했다. 또 위험상품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고객에게 상품판매가 가능하도록 상품판매 기준을 임의조정한 사례도 확인됐다. 영업점 단위에서도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투자성향을 상향하도록 유도하거나, 청력이 약한 투자자에게 '이해했다'의 답을 유도하는 등의 불완전판매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검사결과 확인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절차에 따라 엄중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금융위와 함께 검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ELS 등 고난도 금투상품 판매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억울하게 손실을 본 투자자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시장원리의 근간인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배상이 원활히 이뤄져 법적 다툼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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