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쓸데있는 금융백서] '오리무중' 금리 전망에…재테크 전략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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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4-02-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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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리인상기가 끝을 향해 달리고 있지만, 아직 인하 시기를 두고 업계·전문가마다 다른 전망을 쏟아낸다. 당초 올해 연초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인하 전망 시기는 점점 뒤로 물러나 이제는 하반기 중에도 언제 금리가 내려갈지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금리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융소비자의 재테크 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3월은커녕 6월도 모른다···美 연준 "신중한 금리인하 지지"
13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기준금리 예상 프로그램인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20일에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단 16%에 불과했다. 84%는 내달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이는 한 달 전 관측과는 180도 뒤집힌 숫자다. 지난 1월 중순만 해도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의 3월 금리 결정 가능성에 대해 76.9%는 인하, 19%가 동결이었다.

최근 연준 내 주요 인사들이 연일 공개 행보를 통해 섣부른 금리인하를 지양한다고 언급하자 금리인하 전망이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금융총회 공개 석상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고, 시기적절한 경로에 있다는 충분한 증거 없이 금리를 너무 일찍, 너무 빨리 낮추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금리인하 시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너무 빠른 금리인하에 대해 경계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론, 최근 연준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할 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신중히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파월 의장은 "경제가 튼튼한 만큼, 금리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히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신중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을 가지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2%(물가 목표치)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지지한다"면서 "정책변화의 실익을 따져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금리인하 시점을 계속 뒤로 미루고 있는 데에는 미국 경제가 고금리 속에서도 충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올해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욱 낮추고 있다.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 중 하나인 고용을 보면 지난달 비농업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35만3000명이 증가했고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4.5% 늘어 시장 예상 수준을 웃돌았다. 

일각에서는 5월 금리인하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평가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도 빨라야 하반기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이 총재는 이달 한 강연 연설에서 "섣부른 조기 금리인하 시 물가와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과 물가, 금융 안정 등 데이터를 확인하며 운용하되 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기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길 잃는 금융투자 초보자들···"인하 시기 채권을 주목하세요"
이렇듯 향후 금리 움직임은 물론, 경제 전망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면서 금융시장 내에는 각기 다른 재테크 전략이 혼재돼 있는 모습이다.

예컨대 5%를 웃돌던 예금 금리는 최근 3%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향후 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은행 예금금리의 준거금리인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내려온 까닭이다. 그러나 예금을 찾는 이들은 더욱 늘었다. 향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악재를 고려할 땐 되레 안전한 투자처가 더욱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대비 13조3228억원 늘어난 862조6185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에는 19조원 넘게 빠져나갔지만,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반대로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은 전월(616조7480억원)보다 26조360억원 줄어든 590조7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금이 전월 내림세에서 오름세로 전환한 것과는 반대로 요구불예금은 오름세에서 내림세로 전환했다.

대출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금리인하 전망이 뒤로 밀리면서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 은행 기준 3.64~5.04%를 기록해 연초 대비 상하단이 모두 상승했다. 이는 금리인하론이 밀려난 영향도 있지만, 가계부채를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력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금리도 지난해 상단이 7%를 웃돌던 때와 비교하면 상당폭 내려온 수준이다. 최근 비대면·온라인으로 손쉽게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등장하면서 저금리 영업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실제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하단은 3.9%를 기록해 연초보다 0.2%포인트 안팎까지 내렸다. 더욱이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내려선 탓에 하락세는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금리인상기가 정점에 달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영주지점장은 "경제가 불확실할 것이란 전망은 과거 어느 시기에도 비슷했다"면서 "현시점으로 보면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주식 등 위험투자 성향이 강해진 것을 고려할 땐 단기적으로도 투자 전망은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투자에 많은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다만 여전히 어려운 경기라는 점에서 회사채나 등급이 나쁜 채권에선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국채 투자가 매력적이다. 본인의 성향에 따라 안전 성향의 장기물과 위험 성향의 단기물을 분배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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