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36개 단지, 총 3만645가구(임대 포함 총 가구수)가 분양에 나선다. 이는 업체가 2000년 조사 이래 동월 기준 역대 최다 물량이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서는 총 1만6645가구가 분양에 나서며 권역별로는 △경기(8700가구) △서울(4485가구) △인천(3460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전년 동기(5435가구)보다 3배 늘어난 수준이다.
이달 분양하는 주요 단지들을 살펴보면 우선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지구 재건축을 통해 '메이플자이'를 선보인다. 최고 35층, 29개 동, 3307가구 중 전용면적 43~59㎡ 16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경기에서는 2500여 가구 규모의 대방건설 '북수원이목지구디에트르더리체'가 분양에 나선다. 지방에서는 금호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충북 청주시 사직3구역 재개발을 통해 '힐스테이트어울림청주사직'을 2330가구 규모로 이달 공급한다.
통상적으로 총선 같은 큰 이벤트가 있는 경우 건설사들이 분양을 진행한다 해도 수요자들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정치권에서 발표되는 부동산 관련 정책으로 인해 향후 시장의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이사철과 맞물린 3월에 사실상 분양 시장이 휴지기에 들어간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청약홈 개편으로 3월 4일부터 22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중단할 계획이다. 이에 부동산원 측은 건설사들에 공문을 보내 분양 모집 공고 일정을 3월 4일 이전에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개편 기간 3주간 신규 입주자모집공고가 나오지 않는다. 사실상 분양 시장이 '개점 휴업'에 들어가는 것이다.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5만7925가구)보다 7.9%(4564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해 2월 7만5000가구를 넘긴 뒤 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 지난달 상승세로 돌아섰다. 작년 하반기 들어 분양 시장이 소폭 살아나자 건설사들의 밀어내기로 분양물량이 점차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7~9월 월간 1만 가구에 불과했던 분양 물량이 10월 3만3000가구, 11월 2만1000가구, 12월 2만9000가구 등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종료돼 주택 매수세가 꺾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올 1분기 분양 물량을 대거 풀면서 분양 성과도 크게 갈릴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와 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위주의 수요가 쏠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다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3, 4월에 주요 이슈가 몰려있어 미리 분양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분양가와 대단지·브랜드 유무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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