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군 드론 폭격 배후로 거론되는 이란에 보복을 예고하면서도 확전을 경계했다.
30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선거 유세를 위해 백악관을 향하던 중 기자들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공격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란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 가능성을 차단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것(확전)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초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영토를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했으나, 현재는 중동 지역 친이란 민병대를 공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 지역 공습을 피하는 배경에는 새로운 전쟁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의회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대해 지원 규모를 두고 논쟁이 계속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전쟁 가능성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친이란민병대에 한 번의 대규모 공습을 시행하는 방식 대신 여러 차례 대응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이란에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는 강한 신호를 보내려 한다"고 밝히고 "단계별 행동을 통해 단 한 번의 행동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여러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응 방식을 단계별로 조절해 수위를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친이란민병대의 공습으로 미군이 사망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뻔뻔한 공격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유약한 모습으로 인한 끔찍한 결과"라며 "내 압박 정책에 이란 정권은 테러리스트 자금으로 2달러를 겨우 모았다. 하지만 조 바이든은 이란에 수십억 달러를 기부했고 이는 중동에 유혈 사태와 학살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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