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조거든"…토스 환전 수수료 0원에 금융권 '맞불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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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4-0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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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스뱅크로 빠져나가는 외환 고객을 잡아라"

  • 은행·카드 연계 외환 상품 업그레이드하며 반격

  • 하나, 트래블로그에 은행 발급·자동환전 서비스 추가

  • 신한, 내달 무료 환전 '쏠트래블 체크카드' 출시 예고

  • KB·우리·NH농협도 새로운 외환 상품 검토 중

사진하나카드
[사진=하나카드]
토스뱅크가 평생 100% 무료 환전 외화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자, 주요 금융사가 은행·카드와 연계된 기존 외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며 반격에 나섰다. 은행과 연계된 체크카드로 외국 현지에서 결제나 출금할 경우 환전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토스뱅크가 내놓은 주요 서비스를 기존 상품에 추가하며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그동안 하나머니·하나페이를 통해서만 발급 가능했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하나은행 영업점에서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30일 출시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국내외 결제 시 부족한 금액은 체크카드 결제 연결 계좌에서 자동환전 후 결제되는 기능도 추가된다. 

기존 트래블로그 서비스인 △환율 우대 100%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무료 △해외 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은 그대로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혜택을 대폭 강화했다. 국내 카페, 편의점, 생활비, 대중교통, 구독 결제 시 5%가 하나머니(최대 1만 하나머니)로 적립된다. 무료 환전 서비스의 원조로 불리는 트래블로그의 서비스를 대폭 확대해 토스뱅크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나금융의 트래블로그 서비스는 2022년 7월 출시됐다.

신한금융도 다음 달 14일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주요 서비스는 전 세계 30종 통화로 환전 시 100% 환율 우대와 해외결제 및 ATM 인출 수수료 면제, 환전 후 계좌 보유 잔액이나 재환전 시 특별금리 제공 등이다. 이외 신한금융은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상·하반기 각 1회) △일본 3대 편의점 5% △베트남 그랩(Grab) 및 롯데마트 5% △미국 스타벅스 5% 등 할인 혜택을 연회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금융도 조만간 최대 100%까지 환율 수수료 우대를 적용하는 외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KB금융과 NH농협금융은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주요 금융 그룹들이 앞다퉈 새로운 외환 서비스를 내놓는 이유는 토스뱅크로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그동안 '30조원' 환전 시장을 독점해왔다.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외화를 사고 팔 때 수수료를 받아왔으며, 환전 수수료는 은행들의 외환 부문 주요 수입원 중 하나였다.

그런데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외환 서비스를 출시하자, 외화통장 계좌 가입자 수가 출시 6일 만에 30만좌를 넘어서는 등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휴가철 여행객을 공략해 일정 기간 프로모션 성격으로 100% 환율 우대를 해주는 금융사들은 있었지만, 토스처럼 평생 무료 환전 수수료 정책을 내건 은행은 없었다.

시중은행들은 역마진을 우려하면서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상품을 출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입장에서 외환 수수료는 나름 중요한 수익원이고 역마진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다른 곳도 수수료를 포기하면서까지 한다니까 우리도 고객들을 빼앗길 순 없기 때문에 더 좋은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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