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눈 가리고 아웅'...위기만 넘기자는 요소 맹탕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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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3-12-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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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복붙(복사+붙여넣기)'이다. 2021년 한바탕 홍역을 치른 요소수 대란이 불과 2년 만에 또 벌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국에 꽉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정부는 앵무새 같은 말만 반복한다. 차량용 요소는 오래 두면 굳어지는 특성 때문에 통상 석 달 정도 사용량만 비축한다는 것.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더 많은 양을 비축하고 싶어도 요소 특성상 쉽지 않다는 얘기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부족 상황에 대비하지 않은 안일한 태도다.

정부를 향해 질타가 쏟아지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부랴부랴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내놨다. 흑연, 요소 등 중국의 수출 통제로 촉발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핵심 물자 의존도를 50%로 낮추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핵심 광물 비축 물량을 평균 100일 사용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수입선 다변화를 이룬 업체에 금융 지원도 강화하겠다는 것.

허겁지겁 내놓은 정책은 허점투성이다. 정부는 특정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를 이룬 업체나 국내기업이 운영하는 해외 생산 거점을 인근 국가로 이전(P턴)하는 경우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영세 중소기업이 요소를 수입해 오는 구조다 보니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 우리는 목표만 제시할 테니 요소를 수입하는 업체들 스스로 노력하라는 식이다. 

정부가 제시한 50%라는 목표치도 허무맹랑하다. 185개 공급망 안정품목 중 마그네슘과 전해액첨가제는 특정국 의존도가 98%에 이른다. 이번에 문제가 된 요소 수입 의존도는 95%다. 사실상 국내에서 사용하는 전체 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국 의존도를 대폭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고 내놓은 정책이지만 그것마저도 알맹이 없는 '맹탕'에 불과하다. 일단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요소, 흑연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광물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중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 또다시 '복붙'이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조아라 기자사진아주경제 DB
조아라 기자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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