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로드] 홍역에 폐렴까지, 코로나 풀리자 감염병 기승…"결국 ○○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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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
입력 2023-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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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풀리면서 각종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여름철부터 심상치 않았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에 이어 최근 중국에서 발병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국내 전파 양상이 우려스럽다. 여기에 홍역 감염 사례까지 나오면서 방역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홍역의 경우 해외에서 감염된 사례가 대부분이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편이라 집단 발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전파력이 강하진 않으나 최근 소아과 대란으로 인해 소아·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예방 백신이 있다면 백신 접종을, 아니라면 평소 면역력을 기르고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이젠 홍역까지? “공기로 전파···예방접종 중요”
2급 법정감염병인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전신 발진, 구강 내 병변이 나타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올해 국내 홍역 환자 수는 8명으로 파악됐다. 집단 발생은 없었지만, 절반인 4명이 10월 이후 발생했다. 또 8명 중 4명은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으며 2명은 인도, 1명은 태국을 방문한 이력이 있었다. 나머지 1명은 항공기 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홍역이 2000∼2001년 대유행이 발생했지만, 일제 예방접종 실시 후 급감했다. 2019년 국내에서 194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코로나19 유행으로 해외 왕래가 줄어든 2020년에는 6명으로 대폭 줄었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환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올해는 세계적인 유행과 해외여행 증가 영향으로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해 감염재생산지수(감염자 1명이 2차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의 수)가 12∼18이나 된다. 면역이 불충분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경우 90% 이상 감염된다.

질병청은 의료기관에 해외여행력이 있는 환자가 발열, 발진 등으로 내원하는 경우 홍역을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검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해외여행 전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하고 여행 중 개인위생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또한 홍역 유행국가를 방문하려는 사람에게는 예방백신(MMR)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홍역의 잠복기는 7∼21일이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여행 중에는 손을 자주 씻고 의심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입국 시 발열, 발진 등 홍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검역관에게 알려 조기에 전파를 막아야 한다.
 
사진질병관리청
[사진=질병관리청]
 
◆ 소아 위협하는 극성 폐렴···“2차 약제 사용하면 대부분 치료”
독감과 함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소아청소년들 사이에서 호흡기 감염병 환자가 대폭 늘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치명률이 낮고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편이지만, 이번 겨울은 늘어나는 독감과 코로나19와의 중복 감염 시 위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우선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일반 감기와 달리 열이 높게 오래 난다. 특히 기침과 가래 증상이 심하고 몸살 기운도 있다. 잠복기가 길게는 2~3주까지도 이어진다.

일반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성이라 콧물이 먼저 나고, 기침이 있어도 3~4일 지나면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마이코플라스마는 원인이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이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해질 수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원인을 치료하려면 마이코플라스마라는 세균을 없애야 한다. 세균을 없앨 때 사용하는 게 ‘항생제’다.

주의할 점은 마이코플라스마는 세포벽이 없는 세균이고, 그 세균이 일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몸은 건강해져도 몸에 오랫동안 갖고 있을 수 있다.

박준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항생제를 처방받았을 때 충분한 기간을 사용하지 않고 중간에 끊어버리거나 불충분하게 사용하면 오히려 내성만 증가시킬 수 있다”며 “증상이 모두 나았다고 해도 정해진 치료 기간만큼 충분히 약을 먹어야 한다. 충분한 기간을 써서 몸속에서 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오히려 내성균의 발현을 줄여주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마이코플라스마는 2019년 우리나라 당시 조사에서 이미 80% 정도는 내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일단 1차 치료 약제를 사용하는 게 지침으로 돼 있다. 치료 반응이 없으면 경구 스테로이드를 추가해 볼 수 있고, 이후에도 차도가 없으면 1차 약제에서 2차 약제로 변경한다. 2차 약제는 우리나라에서는 18세 미만, 12세 미만 소아에서 허가되지 않은 약이다.

박 교수는 “연령 제한이 있는 약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약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서 “대신 허가 사항을 초과하는 영역이므로 반드시 전문의가 판단해 부작용보다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판단되면 사용할 수 있다. 그렇게 2차 약제를 사용했을 경우에는 대부분 치료가 잘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결국 마이코플라스마는 비말(침방울)로 전파되기 때문에 걸린 사람과 주변인(가족)이 모두 마스크를 쓴다면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일반적인 손 씻기 등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질병관리청
[사진=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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