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美 합병심사 통과에 '올인'…올해 로비자금 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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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12-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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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뉴욕 등 5개 북미 노선 독점 우려

  • 법률자문 100억·로비 16만 달러 사용

  • EU 아시아나 화물 정리 등 '산 넘어 산'

대한항공이 미국 로비 자금에 쏟으며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승인을 얻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를 독과점 해소 항공사로 제안했으나 미국 측은 아시아나항공 규모의 항공사를 요구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과 얽힌 이해관계를 풀어가는데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대한항공은 미국에서 로비 자금으로 16만 달러(약
2억1000만원)를 지출했다.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만 달러(약 7800만원)를, 3분기에는 4만 달러(약 5000만원)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그간 대한항공은 미국에만 법률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100억원 이상 투입했다. 주요 로비 대상 기관은 미국 법무부와 상무부, 국무부, 백악관 등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심사 기한을 연장한 뒤 추가 조치를 내리지 않다가 올해 "아시아나급 경쟁자가 없으면 합병 승인이 어렵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 시 뉴욕(100%), 로스앤젤레스(99.7%), 시애틀(99.4%), 호놀룰루(78.3%), 샌프란시스코(79.4%) 등 5개 북미노선에서 독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유나이티드항공은 합병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이 같은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에서 빠지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사라지면 미국과 태평양 노선을 오갈 항공사 동맹이 없어지게 되고 경쟁 항공동맹인 스카이팀(대한항공-델타항공)이 오히려 강화될 것을 우려한다. 

대한항공은 에어프레미아를 대체 항공사로 앞세웠지만 항공 동맹에 합류할 만한 안전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유나이티드항공은 샌프란시스코 슬롯 통째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대한항공에도 샌프란시스코는 주요 매출 노선인 만큼 이를 내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한·미 노선은 한국인 승객이 대다수라는 점, 뉴욕·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양사의 북미 주요 노선에 신규 항공사들이 꾸준히 진입하고 있다는 점 등을 미국 측에 강조하고 있다. 유럽(EU)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사업 인수자를 선정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화물사업 매각 관련 설명회를 열고 매각의 당위성을 알렸고 인수 후보자로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등을 거론했다. 

다만 이들 회사가 화물사업부를 인수하려면 5000억~7000억원에 달하는 매각금액과 약 1조원의 관련 부채까지 떠맡아야 한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월 VIG파트너스의 품에 안긴 뒤에야 자본잠식에서 겨우 벗어났고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분자본잠식 상태를 기록했다. 에어인천은 지난해 자본잠식에서 탈출했다. 내년 1월 유럽의 승인이 떨어지면 본격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되는데 인수 후보자들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매 분기 수천만원의 비용을 쏟는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기업 간의 이해관계가 중요한 시장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유나이티드항공을 설득하는 데 함께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787-9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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