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정부 간 회의'·'콘텐츠 보호 세미나', 준비된 국제 공조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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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3-12-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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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협력...콘텐츠 불법 송출한 피의자 3명 검거

  • 필리핀·태국 등과 구체적인 저작권 침해 공동 대응방안 모색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인도네시아 데이터센터에서 국제 공조수사를 하는 모습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정부가 ‘K-콘텐츠’ 보호를 위해 꾸준히 추진해온 국제공조가 드디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K-콘텐츠 수출이 활성화하면서 불법 유통 역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해외에 서버를 둔 대규모 불법유통 사이트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콘텐츠 불법유통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 간 협조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됐다. 우리가 국제 공조에 나선 이유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하 문체부)는 4일 부산경찰청(청장 우철문), 국제형사경찰기구(이하 인터폴),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의 국제 공조수사를 펼쳐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불법 아이피티브이(IPTV) 서비스를 제공한 ‘TV○○○’ 운영자 등 피의자 3명을 검거(구속 2명)하고 서비스를 중단시켰다고 발표했다.
 
피의자들은 2015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정당한 저작권 계약 없이 국내외 72개 채널의 실시간 방송과 영화·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영상파일 10만8000여 개를 인도네시아 서버로 불법 송출해 현지 교민들에게 유료로 제공해 케이(K)-콘텐츠의 저작권을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콘텐츠 불법 송출로 인한 피해액은 업계 추정으로 160억원 이상이다.
 
문체부는 부산경찰청과 한-인터폴-인니 간 국제공조 회의를 진행하고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과 협력해 피의자의 범행 입증을 위한 추가적인 수사 단서도 확보했다. 특히 지난 10월 말에 국내외 동시 압수수색하고 피의자를 검거했는데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 인터폴 불법복제 대응 전담팀, 한국저작권보호원 과학수사지원부가 합동으로 참여했다.
 
문체부는 ‘온라인 저작권 침해대응 사업(I-SOP)’의 국제공조 체계와 함께 지난 6월 13일 인도네시아 수사기관을 초청해 개최한 ‘제3차 국제 온라인 콘텐츠 보호 세미나’를 통해 양국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국제공조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피의자를 검거하는 전 과정에서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었다.
 
임성환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문체부 저작권범죄과학수사대는 인터폴 불법복제대응 전담팀과 함께 해외에서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공조수사를 계속 확대하고 디지털포렌식 등 과학수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난 6월 13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제3차 국제 온라인콘텐츠 보호 세미나’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성민 기자
지난 6월 13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제3차 국제 온라인콘텐츠 보호 세미나’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전성민 기자]

◆ ‘K-콘텐츠’ 불법유통 막는 국제 공조
 
지난 6월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제3차 국제 온라인콘텐츠 보호 세미나’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저작권 침해 현황을 공유하고 콘텐츠 불법유통 수사 공조 방안을 모색했다.
 
문체부는 서버를 외국에 두고, 운영자 또한 외국에 체류하는 등 국내법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는 불법복제 사이트의 운영자를 수사하기 위해 각국 수사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협력체계 구축의 연장선에서 각국의 관련 기관을 초청해 ‘국제 온라인콘텐츠 보호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2022년 9월에 열린 첫 세미나는 필리핀 관계자를, 11월에 열린 2차 세미나는 태국 관계자를 초청해 진행했다. 3차 세미나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의 핵심이자 한류의 중심지이며,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검찰청과 경찰청, 지식재산청, 정보통신부 관계자를 초청했다.
 
국제공조의 첫걸음은 서로의 상황을 아는 것이다. 13일 열린 세미나에서 관계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불법 유통 등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하며 협력을 위한 중요한 초석을 놨다.
 
당시 박정렬 한국저작권보호원 원장은 “온라인의 발전으로 인해 창작자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콘텐츠 불법유통은 특정 국가 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간의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간 회의도 계속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11월 14일과 1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필리핀 지식재산청,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함께 ‘2023 한-필 저작권 정부 간 회의 및 포럼’을 개최했다.
 
‘한국-필리핀 저작권 정부 간 회의’에서는 양국의 저작권 정책 동향과 현안을 공유하고 협력과제를 발굴했다. 특히 필리핀 지식재산청에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한 접속차단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필리핀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저작권 침해 대응과 관련한 양국의 정보교류 확대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향후 저작권 보호 기술 교류, 침해 공동 대응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 9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2023 한·태 저작권 포럼과 정부 간 회의’가 열렸다. ‘정부 간 회의’에서는 태국왕립경찰청의 한국 저작권보호기술 전수 요청과 관련해 향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태국 내의 한국 콘텐츠 불법유통 사이트를 좀 더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등 저작권 침해 공동 대응방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콘텐츠 불법유통 막는 국제 공조는 ‘K-콘텐츠’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2022년 실시)’에 따르면 한국의 2021년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24억5000만 달러로 2020년 119억2000만 달러 대비 4.4%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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