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장관 "반도체 경쟁력이 무기화 되는 시대, 한국도 국가 차원의 청사진 그려야"

"반도체는 국가 산업과 경제력, 군사력의 핵심입니다.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한국도 국가 차원의 반도체 프로젝트 논의가 시급합니다."

21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특별 강연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박 전 장관은 '"반도체 주권국가" - 반도체는 왜 무기화 되었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박 전 장관은 현재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이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수석고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박 전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디지털 시대 핵심인 반도체의 전략 무기화에 대한 역사를 짚어보고, 미·중 갈등 속 대한민국 위치와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 전 장관은 최근의 글로벌 무력 충돌과 미·중 패권 경쟁 등이 심화하는 모습을 지적하며 그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을 지배하는 자가 결국 산업과 경제력, 군사력을 지배하게 된다"며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이 반도체인 것도 결국 이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반도체 무기화의 시작은 과거 베트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이 베트남에 투하한 폭탄은 86만4000톤에 달했으나 명중률은 9.2%에 불과했다. 이후 '맨해튼 프로젝트',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 프로젝트' 등 고도화된 반도체 연산 기술 개발에 매진한 미국은 정밀하게 위치를 분석하고 타격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걸프전에서 AIM-7 공대공 미사일 명중률을 59.1%로 끌어올렸다.  

박 전 장관은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제가 건설적 관여정책(Constructive Engagement)에 따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큼 반도체 패권 경쟁은 간단히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 진단했다. 또한 각 국가가 반도체 기술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가 차원의 지원을 쏟아붓고 있는 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일종의 '팀 스포츠' 형태를 띠고 있다. 미국이 설계·지식재산권을 담당하고, 한국과 대만·중국·싱가포르가 제조·패키징을, 일본·유럽 등이 소재·부품·장비를 담당하는 식"이라며 "한국이 이 같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기업들의 미래 프로젝트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박영선 전 장관의 특별 강연 모습 사진김진희 기자
21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에서 열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특별 강연 모습 [사진=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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