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핫피플] 김성주,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에 브레이크

"금융위, 대구은행 점검 해야…불법 계좌 1000개 개설·30억 비자금 조성"

"건전 영업 확인이 우선…대통령 지시로 졸속 전환 안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에 제동을 걸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원회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데 대구은행에 대해서는 점검을 좀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은행은 약 10년간 탈법을 행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켜 왔다"며 "정부가 금융 규제를 완화하려면 '금융사에 대한 신뢰'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금융위에 "은행 산업 과점에 따른 폐해가 큰 만큼 실질적인 경쟁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한 뒤 금융위에서 마련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은행 신규 인가와 은행 비이자 이익 비중 확대를 위한 금산분리 계획도 함께 내놨다.

김 의원은 대구은행 지주사인 DGB금융지주 전·현직 임원진에 대해 도덕적 해이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DGB금융지주 회장을 겸하던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때 일인데, 대구은행은 고객들 몰래 문서를 위조해 불법 계좌 약 1000개를 개설했다"며 "상품권 '깡'을 통해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했으며 부정 채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김태오 현 회장은 캄보디아 현지 법인이 상업은행 인가를 취득하기 위해 현지 공무원에게 로비 자금을 건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며 "대구은행뿐만 아니라 경남은행도 3000억원을 횡령하기도 했는데 지방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데 과연 문제가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방은행 신뢰 회복을 위한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건전한 영업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해서 졸속으로 전환하면 안 된다"고 꾸짖었다.

김 의원은 은행 내부 직원에 의한 금융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융사고 금액을 분석한 결과 내부 직원에 의한 사고가 대부분이었다"며 "건수 기준으로는 59%, 금액 기준으로는 7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