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도 대환대출] 가계대출 부추기는 또다른 요소로?…'당국 책임론' 불 지피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상현 기자
입력 2023-09-25 1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저금리 주담대 경쟁 부추겨

  • 수요자, 추가 대출 여력 생길수도

  • "고신용자 쏠림현상 심화 가능성"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전세대출 대상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방안을 놓고, 금융권에선 가계대출을 늘리는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금융권 저금리 주담대 경쟁을 부추겨 관련 영업 등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당국의 대출규제 완화 기조에서 야기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라, 당국 책임론이 더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으로 기존 시장의 대출 총량은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출 자산이 이동하는 것일 뿐 잔액 총량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권 금리 경쟁 확대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 행태가 확대될 수 있고, 부동산 경기를 다시 부추겨 대출이 오름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대환 고객 유치를 위해 저금리 상품 출시 혹은 금리 인하 경쟁이 이뤄질 공산이 크고, 해당 상품으로 신규 가입이 이뤄지게 되면 관련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낮은 금리로, 보다 긴 만기로 대출을 갈아탈 경우 그만큼 매달 내는 원리금 규모가 줄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에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사실상 금융 소비자들의 추가 대출 여력이 늘어 시중 대출 총량이 중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시중은행의 주담대는 전체 가계대출의 75%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이달 들어서만 2조원가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우려를 키우고 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1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인데, 이 중 주담대가 516조8756억원이다. 주담대 잔액은 전월대비 1조8759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당국이 최근 부랴부랴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쉽사리 대출 증가세가 잡히지 않는 형세"라며 "대환대출 인프라가 오히려 저금리를 이용한 고신용자들의 쏠림현상으로 이어져 가계대출을 늘리는 새 부실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당국의 책임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부동산 경기 회복에 집중한 당국의 정책 대출 상품 등 규제완화 정책으로 대출 잔액이 지속해 늘어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국은 올해 들어 금지돼 있던 주택임대사업자와 매매업자에 대한 주담대를 허용했다. 여기에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출시된 정책 금융상품 ‘특례보금자리론'도 대출 수요에 불을 지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소득 요건이 없다는 점에서 DSR 규제를 피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