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21일 새벽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 계속 이탈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방준비위원회(연준)가 연내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없다고 못을 박고 있지만 고금리·강달러에 유가 상승이 계속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20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3포인트(0.02%) 오른 2559.74로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 동안 외국인은 167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들은 최근 15거래일 동안 총 1조28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FOMC 회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국내 주식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증권가는 FOMC 회의 여파는 이미 증시에 선반영돼 있다고 지적한다. 연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7월 FOMC 회의 이후 추가적인 물가 둔화세를 확인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 말 점도표는 지난번과 같이 연방 기금금리 5.75%를 시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6월 FOMC 회의 대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점진적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기저에 깔려 있다. 강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으로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도 “FOMC 회의 이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대외적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국제 유가 상승 등 계속되는 스티키 인플레이션에 물가가 다시 급상승한다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내 금리 상승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계속되면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내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시장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동안 나온 물가 지표를 보면 이번 FOMC 회의에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도 예측되고 있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슈퍼코어) CPI’는 전월 대비 0.37% 증가했다.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또 올 2분기 미국 가계 순자산 규모는 154조3000억 달러(약 20경5219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주거비와 물가를 올리는 주범으로 연준의 물가 정책과는 반대로 가고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FOMC의 매파적인 발언을 우려해 발표 전날인 21일까지 더 내려갈 수도 있다”면서 “발표 내용에 따라 이후에도 더 내려갈 수 있다.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줄이려면 그전에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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