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전고점 가격 회복을 앞두는 등 아파트 가격 반등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들어 급매 소진 등으로 거래량이 주춤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하반기까지는 집값이 횡보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을철 매매 거래량과 금리 변동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아주경제가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에게 현재의 부동산 시장과 향후 전망을 청취한 결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부담금 감면, 실거주 의무 폐지 등 정부의 주요 규제 완화 정책이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되고 있는 가운데 그간의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경기 침체가 지속돼 상승 추세가 본격화되기보다는 시장이 횡보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전체적으로 시장 하락에 대한 리스크가 조금 완화된 것이지,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서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가격 회복을 하고 있는데, 과거 폭등기 때처럼 많이 오르기에는 금리가 여전히 높고 대외적 경제변수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집값이 어느 정도 개선된 건 맞지만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이 생기면 다시 내렸다가, 소폭 올랐다가 하는 식으로 하반기 내내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금리가 유지되며 상승세는 천천히 나타나고, 당분간 집값은 조정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고금리와 글로벌 경제 위기 지속 등 불안 요소가 남아있어 급격한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럼에도 집값 바닥 인식이 있고, 고금리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고 있어 점진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장은 매도-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며 소비자들이 관망하는 형태로 아직은 바닥 다지기에 가깝다"며 "내년 상반기쯤 금리가 조정된 이후에 본격 상승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수도권 일부 지역의 반등세가 계속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하고, 기타 지역은 당분간 약보합세 또는 하락할 수 있다"며 "지금 집값을 밀어올리는 상승 압력은 뚜렷하게 없는데 규제완화 등으로 살 사람들은 대부분 샀다. 이에 집값도 오를 만큼 올라서 올 연말 지나며 다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향후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고, 국토부 공급대책 발표 등이 예정돼있는 등 주택시장 상승 여력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급매가 소진된 지역은 매물이 조금 쌓일 수 있지만 여전히 신고가를 기록하는 지역들이 많다"며 "아직 경기 회복이 덜 된 상태라 당분간 금리가 추가로 올라 집값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매매 거래량이 감소한 것도 크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3개월 연속 거래량이 줄어든다면 하락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지역별 양극화는 더 오래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수도권도 외곽 지역까지 상승 폭이 커지긴 어렵고, 지방은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있다고 봤다. 고준석 대표는 "경기 지역은 서울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겠으나, 지방은 보합세에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덕례 실장도 "서울 집값은 단기적으로 변동을 겪으며 점진적으로 우상향하겠지만, 지방은 온도가 완전히 다르다"며 "최고의 주거지는 계속 오를 것이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지역은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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